정부, 홍해서 원유 도입 속도 … 사우디 얀부항으로 향할 선박 리스트 취합
2026.04.03 17:52
산업·해수부 '안전' 갈등에
李 "원유 운송 방안 협의를"
WTI 배럴당 110달러 돌파
정부가 국내 선사를 홍해에 투입해 중동산 원유를 가져오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국내 선박들의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 입항을 놓고 산업통상부와 해양수산부 간 이견이 있었으나 이재명 대통령이 관계 부처 협의를 지시하면서 후속 대응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국내 정유사를 상대로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쳐 사우디 얀부항으로 향할 선박과 선원 리스트를 취합하고 있다. 산업부가 해당 리스트를 해수부에 전달하면, 해수부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 선사 선박의 운항 상황과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협조 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가적 필요가 인정된 물자 수송에 한해 선사의 자발적 의사와 선원들의 동의를 전제로 투입되는 것"이라며 "해당 선박에 대해서는 안전 운항을 당부하고 위험 관련 지침 등을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얀부항은 현재와 같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국면에서 사우디 원유를 실어올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우회 조달 거점으로 꼽힌다. 최근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정유사들까지 물량 확보전에 뛰어들면서 선적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5척 수준이던 얀부항 대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은 지난달 23일 42척까지 늘었다. 지난달 말에는 26척으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평시의 다섯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장기 계약된 국내 선사 대신 해외 선사 선박을 2~3배 수준의 운임 프리미엄을 주고 확보해 얀부항으로 보냈다. 일부 국내 선사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쳐 얀부항에 입항하겠다는 의사를 해수부에 전달했지만, 해수부가 선원 안전 등을 이유로 신중론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중동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등 중동 해역에 대해 운항 자제를 권고한 반면, 안정적인 원유 도입이 시급한 산업부는 국내 선사 활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 같은 상황이 알려지자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해수부와 외교부가 서로 협의해 선사들이 원하는 경우 홍해를 통해 원유를 운송해 올 수 있도록 협의하고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부처 간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이후 종전 기대가 꺾이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선을 돌파했다. 2일(현지시간) 5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111.54달러로, 전장 대비 11.4% 급등했다. 이는 2020년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이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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