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탄 시너지"…한화 '풍산 탄약' 인수추진
2026.04.03 19:50
국내 최대 방위산업 기업인 한화그룹이 국내 유일의 종합 탄약 생산업체인 풍산의 방산 부문 인수를 추진한다. 자주포와 전차 등 무기체계를 생산하는 한화가 '총'에 이어 '총알'에 해당하는 탄약사업까지 거머쥐며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완결형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풍산의 방산사업 부문을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대상은 풍산 전체 사업 중 탄약 제조를 담당하는 부문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몸값은 약 1조5000억원 규모다.
한화는 추후 시너지를 노리고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 한화의 주력 무기체계는 풍산이 생산하는 탄약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한화는 무기 수출 시 탄약을 확보하기 위해 풍산과 별도로 협의해야 했으나 인수가 성사되면 무기체계와 탄약을 하나로 묶어 판매하는 '패키지 수출'이 가능해진다. 한화는 K9 자주포 인기를 바탕으로 최근 전 세계 각지에 자체적으로 탄약 생산 거점 만들기에 나섰다.
미국 아칸소주에서는 13억달러(약 1조9000억원)를 투자해 탄약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에스토니아에는 2억6000만유로(약 4500억원) 규모 방산 협력 계약을 제안해 40㎜ 탄약 생산공장 설립에 나섰다. 특히 한화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에 이어 풍산 탄약사업까지 품에 안을 경우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방산 라인업을 완성하게 된다.
풍산은 탄약 등 군수품을 생산하는 방산사업과 구리 가공 중심의 신동사업을 동시에 영위하고 있다. 풍산의 매출 구조는 신동사업이 약 70%, 방산사업이 약 30%다. 매출은 신동사업이 크지만 수익성과 성장성은 방산사업이 앞선다.
향후 관건은 정부 승인과 주주들의 동의 여부다. 탄약사업의 독점적 지위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와 방위사업청의 승인 절차는 향후 인수 변수 중 하나다. 국방 안보와 직결된 전략 물자인 탄약의 생산 주체가 바뀌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 최종 성사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다만 한화가 국내 방산 수출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방산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정부 승인은 무난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더 큰 관건은 주주 동의다. 풍산의 기업 분할은 전체 주주 3분의 2(66.7%)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이기 때문이다. 풍산 대주주는 모기업 풍산홀딩스로 지분 38.0%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나머지 소액주주 절반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이 때문에 매각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기존 풍산 주주에게 '풍산 신동사업부문'과 '풍산 방산사업부문' 주식을 보유한 만큼 나눠주는 인적분할 방식이 유력시된다. 다만 지난달 풍산홀딩스는 "풍산 지분 매각은 사실무근"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현시점에서 인적분할한 뒤 지분 매각을 강행할 경우 허위 공시에 따른 제재 가능성이 높다.
다른 방식으로는 방산 부문 영업양수도 혹은 물적분할 방안이 있다. 하지만 '알짜'를 떼내 판다는 점에서 소액주주들의 동의를 얻기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남준우 기자 / 박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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