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30여년 전 닷컴버블 최고점에 통신 3사 주식 샀다면… SK텔레콤만 전고점 돌파
2026.04.03 18:03
SKT만 1.3% 수익, KT 70.2%·LGU+ 94.5% 손실
“통신주 장기투자도 결국 1등주만 수익”
“27년째 물려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열린 KT 정기 주주총회장에서는 장기 보유 주주의 울분이 터져 나왔습니다. 자신을 1999년 닷컴버블(1990년대 말~2000년 초, 인터넷 기업들에 과도한 기대가 몰렸던 특정 시기의 주가 거품) 당시 KT 주식을 18만원대에 매수한 주주라고 소개한 60대 여성은 김영섭 KT 이사회 의장에게 “주식을 팔지 않고 계속 보유했는데 주가가 오르지 않아 답답하다”고 하소연 했습니다.
3일 조선비즈가 닷컴버블 시기 통신 3사 주가 최고점에 주식을 샀다고 가정하고 현재까지의 수익률을 단순 비교한 결과, 전고점을 실제로 넘어선 종목은 SK텔레콤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 계열 종목은 아직도 당시 고점과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SK텔레콤은 2000년 3월 6일 481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10대 1, 5대 1 액면분할 등을 거친 점을 반영하면 당시 최고가는 현재 기준 8만7475원으로 환산됩니다. SK텔레콤 주가는 지난 2월 13일 8만8600원까지 오르며 이를 넘어섰습니다. 최고점 매수 기준으로 따지면 약 1.3% 수익 구간에 진입했던 셈입니다. 물론 현재 주가(3일 종가 기준)는 8만900원으로 최고점 대비 약 7.52% 손실 중이긴 합니다.
KT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KT의 역대 최고가는 1999년 기록한 19만9000원입니다. 현재 주가(3일 종가 기준) 5만9700원과 비교하면 최고점에 매수한 주주는 지금도 약 70.2% 손실 상태입니다. KT 주가는 2000년 2월 10만원 아래로 떨어진 이후 한 번도 10만원선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LG유플러스의 장기 수익률은 더 부진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2010년 1월 LG텔레콤이 LG데이콤과 LG파워콤을 흡수 합병해 출범한 통신사입니다. 당시 공시된 합병 비율은 LG텔레콤 1대 LG데이콤 2.14대 LG파워콤 0.74였습니다. 즉, LG텔레콤 1주는 LG유플러스 1주로, LG데이콤 1주를 보유했던 주주는 LG유플러스 주식 2.14주로, LG파워콤 1주는 0.74주로 바뀐 셈입니다.
세 회사 중 닷컴버블 당시 상장된 회사는 LG데이콤 뿐이었습니다. 2000년 LG데이콤의 최고가는 60만1000원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LG유플러스의 주가(3일 종가 기준)는 1만5340원입니다. 당시 1주를 사서 지금까지 보유했다고 가정하면 현재 보유가치는 3만2827원(1만5340원 × 2.14주)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손실률은 약 94.54%입니다. LG유플러스의 전신이자 당시 비상장이었던 LG텔레콤의 경우, 장외 시장 최고가가 약 15만원 수준에서 형성됐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1만 5340원)와의 단순 비교 시 손실률은 약 89.7%에 달합니다.
결국 닷컴버블 고점에 통신주를 샀더라도 이후 성적표는 크게 엇갈렸습니다. 30여년을 버틴 투자자 기준으로 보면 SK텔레콤만 간신히 전고점을 넘어섰고, KT와 LG유플러스 주주는 여전히 대규모 평가손을 떠안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이번 비교는 주가 흐름만 단순 비교한 것으로, 보유 기간 중 받은 배당금 등은 제외했습니다.
이번 비교는 ‘장기투자에서는 업종 1등주를 봐야 한다’는 증시 격언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산업 전체가 한때 같은 기대를 받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가입자 점유율, 현금흐름, 브랜드 경쟁력, 투자 여력 같은 본질적 체력 차이가 수익률을 가른다는 겁니다. 특히 통신처럼 규제와 설비투자 부담이 큰 업종일수록 이런 격차는 더 뚜렷해집니다. 닷컴버블 고점에서 출발한 통신 3사의 주가 흐름이 30년 가까운 시간 끝에 서로 다른 결과로 귀결된 것도 이런 구조적 차이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결국 업계 1등주를 사야 한다는 증시 격언이 통신 3사 장기 수익률에서도 확인된 것”이라며 “30년간 삼성전자와 통신사의 주가 차이가 극명한 점을 보면, 업계 1등주 투자도 중요하지만 어떤 산업이 미래에 유망한지를 잘 판단한 투자가 더 중요하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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