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세단’ 자동차 광고에 브람스가 등장한 까닭은
2026.04.03 05:01
1897년 4월 3일 64세
현대자동차는 1989년 중형차 쏘나타를 출시하면서 ‘고급 세단’이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주려고 했다. 당시 신문 광고에 등장한 이름이 브람스였다. ‘시속 100km, ‘쏘나타’ 실내- 들리는 건 오직 잔잔한 ‘브람스’라는 카피를 뽑았다.’
‘달리는 걸까? 서 있는 걸까? 시속 100㎞의 고속 주행 중에도 브람스 교향곡이 원음 그대로 전해오는 ‘쏘나타’ 실내- 이 신비스런 정숙성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1989년 3월 14일 자 18면 광고)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 빈에서 활동한 음악가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는 한국에서 ‘고급’과 ‘품격’의 이미지를 갖는다. ‘고급 세단’ 광고라면 브람스였다. 베토벤·모차르트만큼 자주 언급되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이름을 아는 고전 음악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1920년부터 1999년까지 조선일보 기사 검색인 ‘조선 뉴스라이브러리 100’에 브람스를 입력하면 1733건이 나온다. 베토벤(4019건)·모차르트(2527건)만큼 대중적이지 않다는 점이 고급 이미지를 더 강화한다.
프랑스 작가 프랑스와즈 사강의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도 한몫했다. 브람스는 달콤하고도 쓰디쓴 사랑의 상징이자 기호이다. 파리를 배경으로 폴, 로제, 시몽의 삼각관계를 그린 이 소설은 열네 살 연상 클라라 슈만을 평생 연모한 브람스를 떠올리게 한다.
브람스 곡만 연주하는 클래식 콘서트도 국내에서 여러 차례 열렸다. 1994년 10월 금호 현악 4중주단의 ‘브람스의 밤’, 2000년 LG아트센터 ‘브람스 축제’, 2007년 서울시향의 ‘브람스 스페셜’을 비롯해 최근까지 ‘브람스 페스티벌’이 다수 기획됐다.
브람스는 베토벤을 ‘롤 모델’로 여겼다고 한다. 위대한 교향곡을 작곡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브람스 교향곡 1번은 구성부터 완성까지 22년이 걸렸다.
“브람스의 첫 번째 교향곡(1번 교향곡)은 그가 43세가 되던 해에 발표되었습니다. 브람스의 교향곡을 들은 사람들은 “베토벤의 교향곡 이후 최고의 걸작”이라는 찬사를 보냈어요. 위대한 선배를 따라잡기 위한 간절한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죠. 브람스의 1번 교향곡에는 선배 베토벤의 자취가 담겨 있습니다. C단조의 조성(調性·주된 음과 화음에 따라 결정되는 곡조의 성질)에서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4악장의 멜로디에서 ‘합창’ 교향곡의 악상과 비슷한 점을 찾아볼 수 있지요.”(2017년 1월 13일 자 A26면)
브람스 교향곡 연주는 젊은 연주자가 쉽게 도전하기 어려워 더 원숙해지는 훗날의 과제로 남겨두기도 한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2019년 인터뷰에서 “30대가 되면 브람스를 연주하고 싶어요. 브람스를 치려면 지금보단 몸무게가 더 나가야 할 것 같지만요”(2019년 9월 11일 자 A21면)라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최근 “나중에 연주하고 싶은 연주자로 슈만과 브람스를 꼽았다.”(2026년 2월 6일 자 A18면)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은 어릴 때부터 브람스 협주곡을 연습하고 뉴욕 필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에게 “언제 연주할 수 있겠느냐”고 귀찮을 만큼 물었으나 “좀 더 나이가 들 때까지 기다리라”는 얘기만 들었다. 첼리스트 장한나는 “브람스는 낭만적 영혼을 지니고 있었으면서도 하이든과 베토벤의 고전 형식을 완성하려고 애썼기 때문에 ‘뒤로 가는 작곡가’라고도 한다. 하지만 애써 기존 형식을 부수지 않고도 얼마든지 하고픈 말을 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엄청난 자부심과 고집을 느낄 수 있다”(2009년 9월 24일 자 A25면)고 했다.
브람스 100주기인 1997년 세계적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DG)은 46장 CD로 구성된 ‘브람스 전집’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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