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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준의 과거에서 보내는 엽서] [60] 장국영이 남긴 독백

2026.04.01 23:40



장국영 패왕별희2 /제이앤씨미디어그룹

2003년 4월 2일 나는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앞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만우절인 어제, 영화배우이자 가수인 장국영이 저기 24층에서 뛰어내려 지금 내 발 앞에서 절명했다. 이 뉴스가 언론을 장식하자, 장국영의 세계적 위상과 ‘만우절’이 겹쳐져 대중은 그 비극 자체를 초현실적으로 받아들였다. ‘베르테르 효과’까지 일어났고, 그를 좋아했든 비호감으로 여겼든, 평범한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한 번쯤은 하고 있었다. ‘그렇게 가진 게 많고 누릴 게 끝이 없는 사람이 왜?’

가수 장국영은 배우가 되면서 단순한 수퍼스타를 넘어서 예술가의 반열에 오른다. 천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 왕가위 감독의 ‘해피 투게더’에서의 그를 보고 나서도 이 말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1989년 그의 한국 초콜릿 광고 인기가 엄청났던 나머지 한동안 외국인의 한국 광고 출연 찬반이 광고계 논란거리였다. “싸랑해요”라는 억양 유행에는 그 시절 주윤발과 함께 장국영의 지분이 크고, 특히 386세대(주로 남성)에게 그는 ‘아비정전’ ‘동사서독’ 등과, 그리고 무엇보다 ‘천녀유혼’ ‘영웅본색’으로 각인된다.

중국의 개입과 검열, K컬처 선풍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가 죽은 뒤 홍콩의 영화와 대중문화는 더욱 쇠락해 갔다. 우수 젖은 눈빛과 중성적 아우라가 매혹적이던 장국영은 착하고 여린 사람이었다. 그의 죽음에 대한 의혹이, 무엇이 그를 절망으로 몰아넣었는가에 대한 안타까움보다 나은 대답을 주지는 못한다. “다리 없는 새가 살았다. 이 새는 나는 것 말고는 알지 못했어. 새는 날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잠이 들었지. 이 새가 땅에 몸이 닿는 날은 생애에 단 하루, 죽는 날이다.” ‘아비정전’ 중 장국영의 독백이다.

‘저런 사람이 왜 그렇게 죽었을까?’라는 물음은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가?’로 바뀌어야 온당하다. 내 개인적 견해는 “없다”이다. 타인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 것보다는 이 편이, 타인에게나 자신에게나 죄를 덜 짓게 한다. 아닌 것 같지만, 막상 삶에 적용해보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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