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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LG전자 ‘퇴직 후 재고용’, 자율 정년연장이 최적의 대안

2026.04.03 00:02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정년연장특별위원장이 지난 1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제2차 본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LG전자가 정년 이후에도 숙련 인력을 계속 활용하는 ‘재고용 제도’를 도입한다. 현대자동차·포스코 등에 이어 LG전자까지 정년 후 재고용에 가세하면서 이 흐름이 산업계 전반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대기업들은 일률적 정년 연장에 매이지 않고 숙련 인력을 재고용해 기술 전수와 생산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 명장’을 중심으로 퇴직 전문 인력을 활용하는 ‘시니어 트랙’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기술전문가(HE) 제도를 도입했다. 자동차·철강·조선 업체들도 재고용을 통한 생산 안정성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퇴직 후 재고용을 늘리는 것은 법정 정년 연장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현실적 선택일 것이다. 당정이 추진 중인 ‘65세 법정 정년 연장’은 고령층 다수의 소득 공백 해소보다는 일부 보호받는 집단의 혜택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청년 고용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하면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이후 고령층 근로자가 1명 늘 때 청년층 근로자는 최대 1.5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정년 의무화 이후 7년 만에 청년 고용이 12% 줄었다는 노동연구원의 분석도 있다.

정년 연장 문제는 세대 간 이해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난제 중의 난제다. 여당이 제시한 ‘단계적 법정 정년 연장’ 틀에만 매달려서는 근원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지 않다. 세대 간 고용 배분, 노동시장 이중 구조, 기업 부담, 산업 경쟁력 등 복합적인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세대 갈등을 키우고 기업 부담만 가중시킨다면 지속 가능한 해법이 아니다.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합리적 보상 체계부터 만들고 기업이 정년 연장 방식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쉬었음’ 상태에 머물며 노동시장 진입조차 어려운 청년층과의 상생 방안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년 연장은 단순히 고령자 고용 대책이 아니라 노동시장 구조 전반을 재설계하는 중차대한 문제다. 퇴직 후 재고용처럼 임금·직무 재설계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고용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적의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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