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사막의 빛’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
2026.04.02 11:23
중동 정세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듯 요동치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다시 일깨운 사실은 분명하다. 군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답은 결국 하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국가의 존립을 수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너무도 본질적인 사실이다.
대한민국은 최근 ‘사막의 빛’(Operation Desert Shine) 작전을 통해 그 답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정부는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를 투입해 중동 각지에 체류하던 우리 국민 204명과 외국 국적 가족 5명, 일본 국민 2명 등 모두 211명을 무사히 조국으로 데려왔다. 숨 가쁜 상황에서도 외교부와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공군, 재외공관과 관계기관은 ‘원팀’(One team)이 되어 한 몸처럼 움직였고, 국가는 신속한 판단과 치밀한 협업으로 국민 보호라는 책무를 끝까지 완수하였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 각지에 고립돼 불안과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디던 우리 국민에게 조국은 결코 멀리 있지 않았다. 위기의 순간에도 국가는 국민을 홀로 두지 않는다는 믿음, ‘사막의 빛’은 바로 그 믿음을 눈앞의 현실로 증명해 보인 이름이었다.
지난달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 전투기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 또한 깊은 울림을 남겼다. 이재명 대통령이 양산 1호기 출고식에 직접 참석해 KF-21에 대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하늘을 지킬 우리의 전투기”라고 말한 것은 자주국방의 의미를 간명하면서도 선명하게 설명해 준다. 국민의 군대는 위기의 현장에서 국민을 안전하게 구하는 군대인 동시에 평시에는 강한 군사력과 빈틈없는 군사대비태세로 전쟁을 억제할 수 있는 군대여야 한다.
우리 손으로 만든 전투기가 본격 양산 단계에 들어섰다는 사실은 자주국방이 더 이상 선언이나 구호에 머무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것은 이제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능력으로 축적되고 있다. 국민을 구하는 공중수송 역량과 하늘을 지키는 항공우주 전력은 서로 다른 차원의 힘이 아니다. 결국 모두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평화를 지키는 대한민국의 높고 강한 힘이며, 같은 책임의 다른 이름이다.
물론 우리 군은 2024년 12·3 비상계엄이 남긴 깊은 상처를 아직 완전히 털어내지 못했다. 국민을 지켜야 할 군이 오히려 국민에게 걱정과 실망을 안겼던 기억은 결코 가볍지 않다. 군의 명예와 신뢰는 구호만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위기의 순간 국민 곁으로 가장 먼저 달려가고, 평소에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힘을 갖추며, 어떤 상황에서도 헌법과 국민에 대한 충성을 흔들림 없이 지켜낼 때 비로소 신뢰는 다시 단단해진다. 신뢰는 말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축적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막의 빛’ 작전과 KF-21 전투기 양산 1호기 출고식은 서로 다른 장면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국민의 군대는 국민을 위해 움직일 때 가장 강하고, 가장 찬란히 빛난다는 사실이다. 국민이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밀고, 국가가 위태로울 때 가장 높은 곳에서 하늘을 지키는 공군, 이 같은 대한민국 국군의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다시 세워야 할 ‘국민의 군대’의 참모습일 것이다.
안재봉 연세대 ASTI 정책자문위원 예비역 공군 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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