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배송 다음은 서비스·혜택… 이커머스 승부처 바뀐다
2026.04.02 15:04
멤버십 혜택 강화… 고객 락인 극대화
AI 추천·리뷰 요약… 쇼핑 편의 강화
배송 속도 단축에 집중해 온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최근 멤버십 혜택 강화, 무료 배송 기준 완화, 인공지능(AI) 도입 등 서비스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전반의 배송 경쟁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경쟁의 축이 소비자 체감 혜택과 쇼핑 편의성 강화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오는 23일 신규 적립형 멤버십 ‘꼭’을 출시한다. 멤버십 가입 고객에게는 누적 구매 금액의 최대 5%가 플랫폼 내에서 사용 가능한 화폐인 ‘스마일캐시’로 적립된다. 또 매월 적립액이 월 이용료보다 적으면 차액을 스마일캐시로 익월 지급하는 혜택도 담겼다. 멤버십 월회비는 2900원으로 책정됐다.
SSG닷컴도 올해 초 장보기 특화 멤버십 ‘쓱세븐클럽’을 출시했다. 월 2900원을 내면 쓱배송 상품 구매액의 7%를 고정 적립해 주고, 신세계백화점몰·신세계몰에서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최대 7%)을 지급하는 것이 주요 혜택이다. SSG닷컴은 지난달 기존 멤버십에 월 1000원을 추가 결제하면 티빙(TVING)을 이용할 수 있는 연계형 상품까지 추가하며 멤버십 외연을 넓혔다.
무료 배송 기준을 낮춰 장보기 문턱을 낮추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이달부터 새벽 배송 권역 내 직배송 상품에 대해 9900원 이상만 구매해도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고물가 상황 속 장보기 부담을 완화하고, 1~2인 가구 소량 구매 고객 접근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컬리 역시 지난 2월 유료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2만원 이상 구매 시 무제한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기존 무료 배송 기준이 4만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바구니 부담을 낮춰 구매 빈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배송 경험을 개선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11번가는 최근 빠른 배송 서비스 ‘슈팅배송’ 상품을 대상으로 무료 반품·교환 서비스, 도착 지연 보상 혜택을 도입했다. 단순 변심으로 미개봉 상품을 반품·교환할 경우 배송비를 11번가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쿠팡이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제공하는 혜택과 유사하다.
11번가는 결제 단계에서 안내된 도착 예정일보다 배송이 지연될 경우 11번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11페이 포인트' 1000포인트도 지급한다. 쿠팡이 배송 지연 시 쿠팡캐시를 지급하는 것과 비슷한 보상 체계다.
AI를 활용한 쇼핑 편의성 강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온은 이달부터 플랫폼에 대화형 검색 서비스 ‘패션 AI’를 탑재했다. 기존 키워드 검색과 달리 스타일, 활용 상황, 감성 표현까지 반영해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도 최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에 ‘쇼핑 AI 에이전트’ 베타 서비스를 선보이며 상품 정보 요약, 비교, 리뷰 분석 기능을 강화했다. 무신사도 2년간 누적된 약 2100만건의 리뷰를 학습한 ‘패션 특화 AI 후기 요약’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그간 국내 빠른 배송 시장은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이 주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3월 발표한 이커머스 유료 멤버십 조사에 따르면, 쿠팡 이용자들은 무료 배송(99.6%)과 빠른 배송(89.8%)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혜택으로 꼽았다. 만족도 역시 무료 배송 4.41점, 빠른 배송 4.27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이후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새벽 배송, 도착 보장, 풀필먼트 체계 등을 잇달아 강화하면서 업계 전반의 배송 경쟁력은 상향 평준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해 배송 서비스를 ‘N배송’으로 재편한 뒤 오늘 배송, 내일 배송, 일요 배송, 희망일 배송 등으로 세분화했다. SSG닷컴은 전국 100여 개 이마트 점포 물류 시설을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쓱배송’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컬리도 올해 초 ‘자정 샛별 배송’을 도입하며 하루 두 차례 배송 체계를 구축했다.
온라인 유통 시장의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11.8% 증가했다. 전체 유통업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59%로 전년보다 2.6%포인트(p)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빠른 배송 자체는 더 이상 차별화 포인트가 아니라 기본 서비스가 됐다”며 “결국 고객이 얼마나 부담 없이 주문하고, 쉽게 상품을 찾고, 문제없이 반품할 수 있느냐가 재구매를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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