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홀딩스, 순손실 확대에도 배당으로 주주달래기...지주사 할인 방어
2026.04.02 16:18
삼양홀딩스가 성장 축인 바이오 사업을 떼어내는 구조 개편에 나섰지만 시장의 평가는 오히려 더 냉정해지고 있다. 삼양바이오팜 분할로 지주사 할인 우려가 커진 데다 핵심 자회사인 삼양사의 공정거래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저평가 탈출이 한층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삼양홀딩스는 보통주 1주당 3500원의 현금배당을 유지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양홀딩스는 지난 31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3500원의 현금배당 안건을 확정했다. 지난해 삼양홀딩스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3483억원, 영업이익은 1088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은 2981억원에 달했다. 자회사인 삼양사가 지난해 설탕 가격 담합 혐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 1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영향으로 지주사인 삼양홀딩스 역시 일회성 비용 부담이 커지며 순이익이 크게 훼손된 것이다.
여기에 삼양사는 현재 밀가루와 전분당 가격 담합 혐의와 관련해서도 추가 조사를 받고 있어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삼양사는 과징금 부과 이후인 지난달 19일 운영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2000억원을 단기차입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삼양사 측은 "향후 공정위 최종 결정에 따라 (과징금 반영)금액이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총에 참석한 엄태웅 삼양홀딩스 대표는 "자회사의 공정거래 이슈로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며 "그룹 차원에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도입과 전 사업부문의 영업 관행 및 거래 프로세스 전수조사 등을 추진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자회사발 리스크가 그룹 전반의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례적으로 대표가 직접 사과에 나서며 시장 불안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순손실 규모가 큰 데다 삼양사를 둘러싼 추가 조사 리스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높은 수준의 배당을 유지한 것은 삼양바이오팜 분할 이후 커진 지주사 할인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방어적 성격의 조치로 해석된다. 삼양홀딩스는 지난해 삼양바이오팜을 인적분할하며 바이오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냈다. 바이오 사업의 독립성을 높여 향후 기업공개(IPO) 등 자본시장 활용도를 키우겠다는 취지였지만 삼양홀딩스 본체 입장에서는 성장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 빠져나가며 오히려 지주사 할인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통상 지주사는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 거래되는 경향이 강한데 성장성이 높은 사업부까지 분리되면 본체의 저평가가 심화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삼양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PBR은 0.2배 수준에 머물렀다. 청산가치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국내 주요 지주사 평균인 0.3~0.8배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다. 수익성 지표 역시 부진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ROE는 2%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삼양홀딩스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보통주 1주당 3500원의 결산배당을 유지하고 있다. 별도 기준 2024년 배당성향도 95.87%에 달해 실적보다 주주환원 의지를 우선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가 읽힌다.
다만 배당만으로 지주사 저평가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핵심 자회사인 삼양사가 공정거래 리스크를 털어내고 식품·화학 본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회복해야 지주사로 유입되는 현금 흐름도 정상화될 수 있어서다. 배당 지속 가능성과 밸류에이션 방어 논리가 동시에 성립하려면 삼양사 실적 회복과 법적 불확실성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배당 결정에 대해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최근 정부 차원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을 장려하고 있는 만큼 당사의 배당 정책 또한 주주 환원정책에 따라 현금배당률과 배당성향, 재무건전성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선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핵심 자회사 가치 제고,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주주환원 정책 등을 통해 기업가치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시장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회사의 내재가치가 주가에 보다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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