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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만 걷던' 공무원의 이중생활

2026.04.02 14:06

청주지법 1일 A 장학관 구속영장 발부… 불법 촬영물만 100여개, 동료 공무원 외에 일반 시민도 촬영
 부서 회식이 열리던 식당 공용 화장실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충북교육청 장학관이 1일 오후 청주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2026.4.1
ⓒ 연합뉴스


동료 여성 등 타인의 신체를 촬영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충북교육청 소속 A 장학관의 여죄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이중생활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A 장학관은 업무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았고, 평소 종교 생활도 열심히 하던 성실하고 유능한 공무원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동료 및 부하 직원에게 갑질을 하고, 심지어 이들을 성범죄 대상으로 삼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A 장학관은 지난 달 25일 청주시 산남동 소재 한 식당 화장실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하고 촬영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당시 그는 부서 직원들과 송별 회식 중이었다.

회식 도중 옆 테이블에 있던 한 여성이 카메라를 발견하고 경찰이 출동했다. 현장이 어수선한 틈을 타 A 장학관은 화장실에 들어가 발견되지 않은 카메라를 가져오는 대범함을 보였다. 이날 A 장학관이 소지하고 있던 카메라는 총 4대로 이중 2~3대를 화장실에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범으로 체포돼 청주상당경찰소로 연행돼 조사를 마친 A 장학관은 현장에 같이 있던 동료 여성직원을 호출해 충북교육청 관사까지 데려다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일주일에 2~3차례 특정 식당에서 회식

취재 결과 A 장학관은 지난 해 9월부터 범행 장소로 사용된 B식당에서 11회 이상 부서 회식을 했다. A 장학관은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에 있는 C 식당도 자주 찾았다. 이 식당 관계자는 "많이 올 때는 일주일에 2~3차례 들렀다"라며 "어떤 때는 술도 마시지 않으면서 핸드폰을 충천해 달라며 부산하게 행동했다"라고 말했다. C 식당의 화장실도 B 식당과 마찬가지로 남녀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곳이었다.

충북교육청 직원이 제보한 내용도 놀랍다. A 장학관은 회식에 참석하지 않으면 다음 날 사무실 분위기를 싸늘하게 하는 식으로 압박을 했다고 한다.

A 장학관에게 직장 갑질 피해를 입은 한 직원은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하지만 교육청에 신고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한다.

또 다른 직원들에 따르면 A 장학관은 "내가 서울대를 몇 명 보냈는지 아느냐"라고 과시하며 "처신, 똑바로 해라"라는 말을 자주했다.

불법 촬영물만 100여 개
 부서 회식이 열리던 식당 공용 화장실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충북교육청 장학관이 1일 오후 청주지법에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4.1
ⓒ 연합뉴스


1일 청주지방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A 장학관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지 36일 만이었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두하는 과정에서 A 장학관의 모습이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정장 차림의 말끔한 모습이었다.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란 짧은 말만 남겼다.

A 장학관이 불법으로 촬영한 영상물은 100개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압수한 카메라 4대에서 나온 것인데, 만약 경찰이 초기 수사만 제대로 했으면 더 많은 영상물이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피해자 규모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충북교육청 소속 공무원 외에 불특정 다수 시민도 불법 촬영 범죄의 희생양이 됐다.

범죄자가 된 모범 공무원

올해 1월 15일 충북교육청 화합관에서 신년 감사 예배가 열렸다. 김영환 충북도지사, 이양섭 도의회 의장, 이범석 청주시장, 윤건영 교육감도 참석했다. 행사의 정식 명칭은 '2026 청주기독교 직장선교연합회 신념 감사예배'였다. 주관 단체는 충북교육청 선교회였다.

행사 사회는 A 장학관이 맡았다. 그는 당시 충북교육청 선교회 부회장이었다. A 장학관은 청주 모 교회의 장로였고, 오랜 기간 충북교육청 선교회 부회장직을 맡아왔다.

교육청에선 A 장학관이 업무 능력도 탁월하고 신앙심이 두터운 인물로 정평이 나있었다.

A 장학관은 입시와 대학 진학 관련 언론 인터뷰의 단골 인물이었다. 충북교육청 교육전문직으로 입직하기 전 그는 청주의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그 학교는 서울대를 많이 보내기로 알려진 학교였다.

충북교육청으로 들어온 뒤에는 감사과 등 각종 요직을 거쳤다. 그를 잘 아는 교육청의 한 인사는 "A 장학관은 충북교육청에서 꽃길만 걸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교육청 관계자는 "업무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다. 교육청의 에이스 중에서도 에이스다"라고 말했다.

A장학관은 올 해 3월 1일 자로 교육청 내 핵심 보직에 발령받았다. 하지만 그는 끝내 그 자리에 가지 못했다. 2월 25일 현행범으로 체포되면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이제 충북교육청에서 그를 '에이스'라고 호칭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두터운 신앙심과 탁월한 업무 능력으로 포장된 모범 공무원의 말로였다.

A 장학관과 대학 동기였던 한 교육청 관계자는 "그가 후배 공무원에게 갑질을 하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힘이 없는 파견 교사에게 자신이 써야 할 기획안을 작성케 하고 성과는 가져 간 사람이다"라며 "업무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는 윗분들만의 평가였다"라고 일축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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