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굴욕' 나이키, 유독 한국서만 잘 나가는 이유는…'영포티' 충성도?
2026.04.02 08:55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세계 최대 스포츠웨어 브랜드 나이키가 글로벌 시장에서 유례없는 위기를 맞았다. 최대 격전지인 중국에서 현지 브랜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유럽과 온라인 시장에서도 재고가 쌓이며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전 세계적인 '탈(脫) 나이키' 현상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만큼은 여전히 뜨거운 열기를 유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지시간 31일 나이키는 실적 발표를 통해 회계연도 3분기 매출액 112억8000만 달러(약 17조6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에는 부합했으나 순이익은 전년 대비 35% 급감한 5억2000만 달러(약 7800억원)에 그쳐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나이키는 4분기 중국 매출이 20% 안팎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으며, 이 여파로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9% 이상 폭락했다.
나이키가 중국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한 이유는 안타와 리닝 등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 때문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애국 소비 열풍과 함께 기술력이 올라온 로컬 브랜드를 선택하면서 나이키의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비용 증가까지 겹치며 나이키의 마진 압박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반면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글로벌 시장의 수요 부진이 무색하게 한국에서는 여전히 신제품 출시 때마다 밤샘 줄서기가 이어지고 인기 모델은 즉시 품절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기현상의 중심에 '영포티'로 불리는 40대 남성들의 강력한 브랜드 충성도가 있다고 분석한다. 1990년대 나이키 에어 조던 열풍을 경험하며 성장한 이들이 구매력을 갖춘 핵심 소비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나이키를 단순한 운동화가 아닌 하나의 문화적 자산이자 수집 대상으로 소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한국의 스니커즈 팬덤은 MZ세대부터 영포티까지 폭넓게 형성되어 있으며, 이는 브랜드 위계가 확실한 국내 소비 특성과 맞물려 나이키의 독보적인 지위를 지탱하고 있다. 중국처럼 나이키를 대체할 만한 강력한 로컬 브랜드가 부재하다는 점도 한국 시장의 흥행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 네티즌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나이키 위기라는데 한국 길거리만 보면 나이키가 세상을 지배하는 것 같다"며 "특히 조던에 열광하는 아저씨들의 팬심이 대단한 것 같다"고 평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글로벌 실적이 나쁘다니 브랜드 거품이 조만간 빠지지 않겠느냐"며 우려 섞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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