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군사화의 그늘… 전장 한복판에 끌려 나온 빅테크
2026.04.02 00:32
이란, 중동 소재 빅테크 인프라 위협
자국정부는 기술 제공 압박 ‘이중고’
인공지능(AI) 인프라를 쥔 빅테크들이 21세기 전쟁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부상하며 전장의 경계가 민간 기업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AI가 군사 작전의 핵심 전력으로 활용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빅테크의 인프라가 물리적 보복 공격의 타깃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자국 정부로부터 기술 제공을 압박받는 동시에 상대 진영으로부터는 파괴 위협을 받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였다.
이란 국영방송 IRIB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란 시민을 숨지게 한 테러 공격 배후에는 테러 대상을 설계하고 추적하는 미국 정보통신기술(ICT) 및 AI 기업들이 있다”며 “이제부터 테러 작전에 연루된 주요 기관들은 우리의 합법적인 타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복 대상으로 지목된 빅테크는 총 18곳이다. 구글 애플 MS 메타 인텔 HP 오라클 IBM 델 엔비디아 팔란티어 시스코 보잉 테슬라 GE JP모건 등이 표적 리스트에 올랐다.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암살 1건당 미국 기업의 중동 사업장 1곳을 파괴하겠다고 경고했다.
빅테크가 전장 한복판으로 끌려나오게 된 배경에는 ‘AI의 군사화’가 자리한다. 현대 전쟁에서는 AI 기술이 ‘게임 체인저’로 자리잡은 상태다. AI로 표적을 정밀 감시·식별해 드론 공격을 하고,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방대한 전장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한다.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는 통신망이 붕괴된 전장 환경에서도 군 통신을 유지해 끊김 없는 지휘 체계를 구축하는 핵심 수단으로 기능해 왔다.
이에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통신·네트워크 시설 등 빅테크 인프라 전반이 보복 공격의 핵심 타깃으로 떠올랐다. 앞서 이란군은 지난달 1일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 3곳에 드론 공격을 감행한 바 있다. 지난 31일 새벽에는 지멘스, AT&T의 이스라엘 산업·통신센터가 공격당했다.
기업들은 자국 정부와 적국의 압박을 동시에 떠안게 됐다. 정부는 안보 논리에 따라 AI 모델과 데이터, 인프라를 군사적 용도로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상대 진영은 이들을 ‘테러 공격 배후’로 지목하며 시설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프라 시설 피격 시 대규모 민간 데이터 피해까지 대비해야 하는 실정이 됐다.
실제 미국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는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등 미국 전쟁 작전 준비 과정에 정보 분석 및 데이터 통합 도구로 활용됐다. 하지만 미 국방부가 클로드를 군 기밀 네트워크에 제한 없이 확대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앤트로픽은 이를 거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앤트로픽을 “현실을 왜곡하는 편향된 좌파 기업”이라 비판하며 모든 연방정부 기관에 앤트로픽 기술 사용 중단을 지시했다.
중동 지역이 글로벌 빅테크들의 신흥 투자 허브로 부상했던 만큼 이번 전쟁의 파장도 상당할 전망이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정보를 관리하는 ‘데이터센터 맵’에 따르면 현재 중동 지역에는 326개가량의 데이터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국가인 만큼 AI 인프라를 핵심 기반시설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사이버 보안과 물리적 방호 체계의 통합적인 강화·관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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