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탈퇴 강력히 검토 중"…77년 대서양 동맹 대격변 맞나
2026.04.01 16:57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미국을 나토에서 탈퇴시키는 방안을 강력히 검토하고 있다”며 “재고의 여지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토에 결코 흔들린 적이 없다”며 “나는 항상 그들이 종이호랑이라는 것을 알았고 참고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트루스소셜에 이란 전쟁에서 자국을 돕지 않는 유럽 동맹국을 향해 “당신들이 우리를 위해 그곳(호르무즈해협)에 있지 않았듯, 미국도 더는 당신들을 돕기 위해 그곳에 있지 않을 것”이라며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면서 “당신들은 스스로 싸우는 법을 배우기 시작해야 한다”며 “호르무즈해협으로 가서 당신들의 석유를 직접 확보하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동맹이 무용하다는 주장이다.
유럽연합 깃발(왼쪽)과 나토 깃발. 로이터=연합뉴스
균열은 이란 전쟁을 계기로 대폭 심화했다. 지난달 14일 호르무즈해협 개방 작전을 위한 군함 파견 요구에 나토 소속 유럽 동맹국들이 불응한 게 컸다. 유럽 동맹국들이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며 선을 긋자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나토에 매우 실망했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20일에는 영국·프랑스·독일 등 나토 주요 회원국들을 향해 “종이호랑이이자 겁쟁이들”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포린폴리시(FP)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동맹국들로부터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닫고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며 “이란 전쟁을 거치며 대서양 동맹 관계는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불만에도 유럽 동맹국들은 미국의 군사 작전과 거리를 뒀다. 프랑스가 미국 무기를 수송하려는 이스라엘에 자국 영공 사용을 불허한 사실이 전날 알려졌다. 이탈리아가 이란 전쟁 기간 미국의 시칠리아 공군기지 활용을 제한했고, 스페인이 미 군용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전면 금지했다는 보도도 30일 나왔다. 폴란드는 자국 내 배치된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을 중동으로 이전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나토 관계자를 인용해 “프랑스, 이탈리아의 조치는 대서양 동맹 내 균열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토 내부에 상당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G7 외무장관 회담이 끝난 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에 비판을 쏟아내는 것은 예상 가능한 일이지만 루비오 장관, 헤그세스 장관 등 고위 참모들까지 가세해 비판 수위를 높인 점은 행정부 내 반(反)나토 기조가 점점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실제 미국이 이란 전쟁을 마무리하고 나토 등 동맹 체계 재논의에 나설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유럽이 이란 전쟁을 대하듯 미국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는 논리로 대응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무기를 중동에 전용할 수 있다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우리는 늘 그렇게 한다. 종종 여기서 가져다가 다른 데 쓰는 것”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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