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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위기경보 '경계' 격상…8일부터 공공車 '2부제'로 강화

2026.04.01 18:22

정부, 2일 0시부로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 3단계로 격상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원유 시설 공격 여파 반영
천연가스 위기경보는 2단계 '주의'로 상향
공공 2부제 도입 등 수요 관리 강화…민간 확대 검토
대체 원유 확보·비축유 활용 등 공급 대응도 병행
서울시내 한 알뜰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정부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차질이 현실화되자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기존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공공부문 차량 2부제 도입 등 수요 억제 조치를 대폭 강화한다.

이번 조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지역 원유 시설 공격 여파로 원유 도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국내 에너지 수급 위기가 본격화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호르무즈 봉쇄·원유 시설 공격에 경보 격상…2일부터 발효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은 1일 오전 행정안전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15개 관계부처와 유관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제5차 자원안보협의회'를 주재하고,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기존 '주의'에서 '경계'로, 천연가스는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기로 의결했다.

해당 조치는 오는 2일 0시부로 발효된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국가자원안보특별법에 근거해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운용되며,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 생활 및 국가 경제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원유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인 지난달 5일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가,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 여파를 고려해 같은 달 18일 '주의'로 격상했다. 천연가스는 같은 달 5일 발령된 '관심' 단계를 유지해 왔다.

정부는 위기경보 격상 배경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전 마지막으로 통과한 유조선이 지난달 20일 국내 입항한 이후 열흘 넘게 호르무즈발 원유 도입이 중단됐다는 점을 꼽았다. 이로 인해 국내 에너지 도입 차질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됐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또한 중동 지역에서 원유 생산·수송시설에 대한 공격이 지속되며 국제유가의 변동폭이 큰 점도 고려됐다. 이에 국가자원안보 확보를 위한 고시 등에 근거해 '경계' 발령 기준이 충족됐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천연가스의 경우 카타르가 불가항력을 선언했지만, 이후 현물 구매와 대체 물량 확보로 연말까지 수급 관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동아시아 국제가격이 급등해 전력과 난방요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부는 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해 적극적인 수요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공급 확대 총력…공공 차량 2부제 도입 등 수요 관리 강화

위기경보 격상에 맞춰 정부는 우선 공급 확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지 않는 대체 물량 확보를 위해 물량 확보가 가능한 국가를 대상으로 아웃리치에 나선다. 상무관과 코트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계획이다.

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을 본격 도입하고, 원유 스와프(SWAP) 제도를 활용한다. 민간의 대체 원유 선적이 확인될 때 정부가 비축유를 제공한 뒤, 민간 선적분이 국내 반입 시 상환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민간의 대체 원유 확보를 유도할 수 있다.

공공기관 차량 5부제 시행 첫 날이었던 지난달 25일 국회 정문에 관련 요일별 운휴차량 끝번호가 안내돼 있다. 황진환 기자

공공과 민간 전반에 대한 수요 관리도 강화한다. 기후부는 경보 상향에 맞춰 오는 8일부터 기존 공공 분야 차량 5부제를 2부제(홀짝제)로 강화해 시행하기로 했다. 대상은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 및 국공립 초중고 등 약 1만1천 개 기관이다.

2부제는 홀수일에는 차량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만, 짝수일에는 짝수 차량만 운행이 허용되는 방식이다. 출퇴근 차량뿐 아니라 공용 차량에도 적용된다. 다만 장애인·임산부 동승 차량, 전기·수소차, 긴급 차량 등은 기존과 같이 제외된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에는 승용차 5부제가 병행 시행된다. 지방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약 3만 개 공영주차장이 대상이며, 요일별 차량번호에 따라 출입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기후부는 시행 지침을 각 기관에 배포하고 유연근무제 활용, 출장 최소화, 화상회의 활성화 등을 통해 추가적인 에너지 절감을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민간 부문 승용차 5부제는 자율 시행을 유지하되, 에너지 수급 상황과 국민 불편 등을 고려해 의무화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계획이다.

국토부도 대중교통 이용 촉진과 교통비 부담 경감을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 한편 천연가스 수요 관리를 위해 원전 이용률을 높이고 석탄발전 폐지 시기 연장도 추진한다.

공급망 관리·시장 감독 병행…전방위 대응 강화

원유 도입 차질에 따라 수급 영향을 받고 있는 나프타와 석유제품에 대해서도 공급망 관리를 강화한다. 나프타 매점매석 금지와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을 추진하고, 대체 수입에 따른 수입단가 차액 지원을 추경안(정부안 4695억 원)에 반영했다. 석유화학 제품도 필수재 생산 차질이 없도록 수급 점검과 공급망 관리를 강화한다.

시장감독 조치도 강화한다. 가격 동향과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범부처 합동점검단을 통해 점검과 단속을 강화해 위법행위 적발 시 무관용 원칙 아래 관련 법령에 따라 엄단할 계획이다.

석유공사, 가스공사, 석유관리원 등 유관기관도 일일 도입 및 수급 동향 점검, 비축유 활용 및 국제공동비축 물량 도입, 석유 유통시장 질서 확립 등 위기경보 격상에 따른 조치를 추진한다.

김 장관은 "정부는 위기경보 격상에 맞춰 한 단계 높은 대응체계로 전환하겠다"며 "국민께서도 엄중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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