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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오 출장 의혹, 여성 대상화한 공격에 "공직사회 성평등 훼손"

2026.04.01 15:45

김재섭, “여직원 콕 집어 휴양지 동행” 주장…공직자 등 10여 명 동행한 일정으로 드러나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성동구청장 시절 해외 출장에 여성 공무원이 동행한 것을 문제 삼으면서 성차별적 인식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재섭 의원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원오 후보가 2023년 한 여성 공무원과 멕시코 칸쿤으로 해외 출장을 갔고, '공무 출장 심사 의결서'에는 해당 직원 성별이 '남성'으로 '조작' 됐으며, 해당 여성 공무원이 이후 임기제 '다급'에서 '가급'으로 다시 채용됐다고 했다.

관련해 김 의원은 이날 성동구청의 '2023 국제 참여민주주의 포럼 및 글로벌 문화페스티벌-공무국외출장 결과 보고' 문건을 언론에 공개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한 여직원을 콕 집어 대표적인 휴양지에 동행시킨 이유가 무엇이며 서류에서 그 여성이 남성으로 바뀐 경위가 무엇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정원오-여성 공무원의 출장?…11명 참가한 일정, 당사자들 나서 반박
그러나 '2023년 국제참여민주주의 포럼'은 다수 인원이 참여한 행사였다는 것이 정 예비후보 측의 설명이다. 해당 포럼 참석은 멕시코선거관리위원회 등 공식 초청에 따라 당시 김두관 국회의원과 이정옥 전 여성가족부(현 성평등가족부) 장관,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 지방의원 3인, 지자체 공무원 등이 11명의 한국 참여단이 함께 소화한 정당한 공무라고 밝혔다.

해당 일정에 동참한 인사들도 직접 나섰다. 김두관 전 의원은 "저도 칸쿤까지 이분들과 동행"했다며, "'아님 말고'식 의혹 생산을 중지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도 "(포럼은) 김두관 전 의원을 비롯 지방의원들, 대학교수 몇 명이 함께 참여하여 여러 세션에서 수차례 발표하는 고된 일정이었다"며 "여직원, 휴양지라는 자극적 단어로 공무 출장을 덮어씌우는 행태는 구태정치고 인격살인"이라고 했다.

이정옥 전 장관 또한 "한국의 사례 발표를 위해 참좋은지방정부협의회의 회장이신 정원오 성동구청장님께 성동구청의 참여시정을 소개할 것을 제안하였고 메인 포럼과 더불어 시장(mayor) 포럼에도 참가할 것을 요청했다"며 "사전준비를 위해 여성과 청년정책을 담당했던 시민운동가 출신 공무원과 사전 준비작업을 했다. 실무 담당 공무원이 직접 출장의 부담을 지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저는 해당 담당자의 출장 동행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사진=정원호 예비후보 페이스북
성동구청 "성별 단순한 오기"…직원 승진 "출장과의 연계성 없다"
김 의원은 해외 출장에 동행한 직원의 성별이 여성이 아닌 남성으로 표기됐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1일에도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서류 조작의 정황이 고의적이고 계획적이다. 그렇게 '떳떳한 공무 출장'이었다면 남성으로 표기된 여성 직원의 성별을 굳이 가려서 제출한 이유는 무엇이며, 심사위원들의 서명이 생겼다가 지워진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했다.

이를 두고는 성동구가 지난달 31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을 통해 "성별 표기는 행정 서류 작성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한 오기"라고 했다. 관련 서류를 요청하자 해당 직원의 성별이 가려졌다는 지적을 두고는 "성별과 생년월일 등은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비공개 대상 정보로 통상적인 기준에 따라 처리된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포럼 출장에 동행한 직원이 이후 재채용된 것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를 두고 성동구는 "임기 '가'급으로의 승진은 2025년 4월 구정연구기획 단장의 의원 면직으로 해당 직위에 공백이 발생한 이후 같은 해 10월 공개 채용 절차를 거쳐 채용된 사항으로 이전 출장과의 연계성은 없다"고 했다. 해외 출장이 이뤄진 건 2023년 3월, 재채용 시기는 2025년 10월로 상당 기간 차이가 있다. 해당 직원에 관해 임기제 공무원이 재채용되는 통상적 관행에서 더 나아간 특혜가 있었다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여직원과의 출장'이 문제라는 성차별적 프레임만 남아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들을 종합하면 2023년 정원오 당시 성동구청장은 11명의 공직자 및 구청 직원과 함께 공무를 위한 해외 출장을 다녀왔고, 성동구 공무국외출장 심사 의결서에 출장에 동행한 직원 성별이 잘못 기재됐다. 성동구가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시점에 따라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의 서명이 표기된 때도 있고 표기되지 않은 때도 있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성명 이미지
이를 두고 성동구의 행정업무 처리 문제를 지적할 수는 있으나, 애초 김 의원이 주장한 "한 여직원을 콕 집어 대표적인 휴양지에 동행"시켰다는 의혹은 성립할 수 없다. "서류 조작의 정황이 고의적이고 계획적"이라는 추가적인 의혹 제기 또한 마찬가지다. 공무로 인한 해외 출장에 관한 서류를 조작할 만한 '의도'를 가졌다고 볼 만한 근거나, 서류를 모종의 의도를 갖고 '계획적'으로 조작했다는 정황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남은 것은 정원오 당시 구청장의 해외 출장에 '여성' 직원이 동행한 것이 문제라고 주장하는 프레임 뿐이다. 김 의원은 여전히 "정원오가 구청장 재임 시절 여직원과 칸쿤 출장을 갔고, 서류에는 그 여성이 남성으로 둔갑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문제라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 술 더 떠 이를 "'여직원 성별 은폐' 밀실 출장"(최수진 원내대변인)이라 규정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성차별적 의식 가진 인물이 국회의원…분노 금할 수 없다"
이를 두고 "낡은 성차별적 의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1일 성명에서 "김 의원은 실무를 담당했던 공무원을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생활 의혹'의 대상으로 삼아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였다. 이는 명백히 성차별이며 매우 부적절한 정치공세"라며 "여성을 동료 공무원이 아닌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성차별적 의식을 가진 인물이 국회의원이라는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는 공직사회 전반의 성평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또한 "기자회견 당일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는 해당 공무원의 신상을 특정할 수 있는 성씨와 직책이 표기되었다. 이는 정보 확산성이 높은 SNS와 온라인 공간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해당 공무원을 향한 무분별한 신상털기와 외모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졌다"라며 "공적 업무를 수행한 공무원이 혐오와 조롱의 대상이 되는 이 상황은 향후 공무를 수행하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배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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