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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없어요, 그냥 타고 목적지에서 내리기만 하세요

2026.04.01 10:56

[렌터카 타고 유럽] 대중교통이 무료인 룩셈부르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코니와 헌법 광장3월 1일부터 9일까지 중부 유럽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대중교통 대신 렌터카를 선택해 다양한 지역을 달렸습니다. 여정 중 만난 인상적인 풍경과 이색적인 장소들을 소개합니다. <기자말>

 그룬트 마을 전경, 룩셈부르크를 상징하는 풍경이다
ⓒ 최한결

'룩, 룩 룩셈부르크! 아, 아, 아르헨티나!', 록 밴드 크라잉넛의 노래 '룩셈부르크'로 이름은 익숙했던 나라였다.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이번 여행에서 렌터카를 빌린 김에, 마음에만 담아두었던 룩셈부르크를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룩셈부르크는 프랑스, 독일, 벨기에 사이에 위치한 아주 작은 국가다. 면적은 서울보다 조금 큰 수준이며 인구는 약 68만명으로 천안시와 엇비슷하다. 국가 공식 명칭 '룩셈부르크 대공국'에서 알 수 있듯,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공을 국가 원수로 두고 있는 입헌군주국이다.

세계 최초 대중교통 무료

 룩셈부르크의 버스, 무료임에도 대부분 차량이 신식이고 정시에 맞춰 운행했다
ⓒ 최한결

룩셈부르크 시내는 교통 체증이 심하다. 주변 국가에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관광지가 밀집한 구시가지는 도로가 좁고 고저차가 커 운전이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룩셈부르크의 외곽, 국제공항 근처에 숙소를 잡고 차를 주차한 뒤 이동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관광지까지 이동하는 데 전혀 부담이 없었다. 대중교통이 무료였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도, 트램을 타도 현금을 넣거나 카드를 찍는 곳이 보이지 않는다. 검표원도 없다. 그냥 올라탔다가 목적지에서 내리면 된다. 도시도 규모도 크지 않아 시내까지 약 30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다.

2020년, 룩셈부르크는 세계 최초로 국가 단위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을 시행했다. 교통 체증을 줄이고 저소득층의 이동 부담을 덜기 위해서였다.

이 같은 정책은 룩셈부르크의 탄탄한 재정 덕에 가능했다. 룩셈부르크는 탄탄한 금융산업과 철강업을 바탕으로, 1인당 GDP가 약 13만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력 갖추고 있다. 정부는 일반 조세만으로도 큰 부담 없이 대중교통을 무료로 전환할 수 있었다. 오히려 인건비가 높은 탓에 매표, 검표 인력을 운영하지 않는 것이 비용 절감 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정책 시행 이후 룩셈부르크의 대중교통 이용객은 30%가 증가했다고 한다. 직접 타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버스 대부분이 신식이고 매우 쾌적했다. 정류장에 붙어있는 시간표에 맞춰 정확히 운행돼 정시성도 높게 느껴졌다.

걸어서 룩셈부르크 시내 한 바퀴

 기욤2세의 기마상
ⓒ 최한결

무료 버스를 타고 룩셈부르크 구시가지에 도착했다. 먼저 찾아간 곳은 중심 광장인 '기욤2세 광장(Place Guillaume II)'이었다. 이 광장은 원래 19세기 초, 나폴레옹의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공간으로, 이후 네덜란드 국왕이었던 기욤2세를 기리는 기마상이 세워졌다. 그는 1840년대 룩셈부르크의 대공을 겸했으며, 당시 룩셈부르크의 자치권을 인정하고 의회 설립을 허용했다.

흥미로운 것은 룩셈부르크에서 그의 이름을 프랑스식인 '기욤(Guillaume)'으로 표기하지만, 대화에 따라 '빌럼(Willem)'으로 불리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는 룩셈부르크가 주변 국가들과 교류가 활발한 다언어 국가이기 때문이다. 룩셈부르크는 룩셈부르크어, 프랑스어, 독일어를 공용어로 인정하며 영어까지 포함해 4가지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룩셈부르크 대공이 거주하는 그랜드 두칼 궁전
ⓒ 최한결

광장 한 편에는 룩셈부르크 시청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옆에는 관광안내소도 있다. 지도를 얻기 위해 관광안내소를 들어갔는데, 걸어서 시내를 둘러볼 수 있는 코스와 설명이 담긴 지도를 받을 수 있었다. 별다른 고민 없이 지도를 따라 편하게 구시가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기욤2세 광장을 지나 약 2분만 걸어가면 룩셈부르크 대공의 궁전인 '그랜드 두칼 궁전(Palais Grand-Ducal)이 나타난다. 실제로 대공이 거주하는 곳이기에 내부 관람은 제한된다. 궁전 위에 국기가 게양되어 있으면 대공이 머무르고 있다는 뜻이고, 내려가 있으면 자리를 비운 상태라고 한다.

궁전 앞에는 근위병 한 명이 홀로 늠름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근위병은 일정한 간격으로 궁전 앞을 절도 있게 오가며 순찰하고 있었다. 많은 관광객이 근위병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혼자이지만 늠름한 모습이 작지만 강한 나라 룩셈부르크와 닮은 듯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코니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룩셈부르크 중세 요새 도시
ⓒ 최한결

관광안내소에서 준 지도를 따라 구시가지 골목을 지나 보크 포대(Casemates du Bock)에 도착했다. 이곳은 룩셈부르크의 상징 그룬트(Grund) 마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다. 이 일대는 '룩셈부르크 중세 요새 도시'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왜 이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풍경이었다.

 아랫마을인 그룬트와 성벽의 높이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 최한결

깎아지른 듯한 성벽 아래로 룩셈부르크의 상징인 회색 지붕의 집들이 모여 있었다. 성벽 위와 아래 마을의 높이 차이는 상상 이상으로 컸고,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설지만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중세시대 요새 사이로 차들이 오갔고 성벽 아래 평화로운 공원에서는 강물이 조용히 흘렀다. 유명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에 등장하는 거대 요새가 이런 모습일까 하는 엉뚱한 상상도 해봤다.

 룩셈부르크 요새 모습
ⓒ 최한결

룩셈부르크는 옛부터 난공불락의 요새로 알려져 있었다. 특히 보크 포대의 위치는 963년도부터 요새로 자리잡았다는 기록이 있다. 프랑스 혁명 전쟁 때에는 반년 가까이 프랑스 군의 공격을 막아내기도 했고,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독일군의 폭격을 피해 3만 명의 사람들이 피하기도 했다. 그만큼 룩셈부르크를 상징하는 곳이다.

 코르니슈 산책로를 걸으며 바라본 보크 포대
ⓒ 최한결

성벽을 따라 코르니슈 산책로(Chemin De La Corniche)를 걸었다. 이 산책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코니'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을 수 있다니 감탄만 나왔다. 성벽을 따라 그룬트 마을의 모습을 충분히 즐기며 걸었다. 중간 중간 성벽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통로와 엘리베이터도 있어 다양한 각도에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룩셈부르크의 상징, 노트르담 대성당

 룩셈부르크 노트르담 대성당
ⓒ 최한결

코르니슈 산책로를 따라 시내 방향으로 돌아와 룩셈부르크 노트르담 대성당(Cathedral Notre-Dame of Luxembourg)을 찾았다. 이곳은 룩셈부르크를 대표하는 성당으로 국가 행사와 왕실 의식이 열리는 장소이자 룩셈부르크 대공 가문의 무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성당은 1621년 완공되었으며, 고딕 양식을 바탕으로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이 접목되었다고 한다. 성당 정문으로 향하자 외부에 우뚝 솟은 세 개의 첨탑이 반겨준다. 내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단정하면서 조화로운 분위기다. 특히 고딕 위주로 단조롭다고 느껴지는 외부와 상반되게 우아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룩셈부르크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
ⓒ 최한결

중앙 제대에는 십자가 대신 룩셈부르크의 수호 성인 '고통받는 이들의 위로자 성모 마리아상'이 모셔져 있다. 성모 마리아상 뒤로는 룩셈부르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성인들의 모습이 스테인드 글라스로 조각되어 있었다. 형형색색의 빛이 내부를 은은하게 채우며 경건한 분위기를 더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성화들도 인상적이어서 한참을 바라봤다.

한국인이라면 꼭 가봐야 할 헌법 광장

 룩셈부르크 헌법광장, 황금 여신상과 기념비
ⓒ 최한결

노트르담 대성당 바로 길 건너편에는 헌법 광장(Place de la Constitution)이 있다. 하늘로 솟은 기념비 위, 번쩍이는 황금 여신상이 월계관을 들고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기념비는 1923년 제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룩셈부르크인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룩셈부르크를 점령한 독일군에 의해 기념탑은 파괴된다. 이후 기념탑은 남은 잔해들을 바탕으로 1958년 부분적으로 재건되었고, 1985년 사라졌던 황금 여신상이 룩셈부르크 축구 경기장에서 발견되며 국민들의 성금으로 완전히 복원되었다. 이곳은 쓰러지지 않는 룩셈부르크인들의 저항 정신과 자유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기념비 한켠에 '1940년 나치 점령군이 이 기념비를 파괴한 잔혹한 행위를 상기한다. 그러나 이 일은 기념비를 자유의 상징으로 더욱 굳건한 의미를 만들었다. 굴욕을 겪은 국민들이 용기 만을 무기로 싸워왔음을 보여준다'라고 적혀있다
ⓒ 최한결

기념탑을 둘러보던 중, 익숙한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COREE, 1951-1954, 한국전쟁에 참전한 룩셈부르크 용사들을 기리는 내용이었다. 룩셈부르크는 당시 85명의 병사를 한국에 파병했다. 숫자만 보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당시 룩셈부르크의 인구는 20만 명, 군 병력은 900여 명이었다. 전체 병력의 10%에 달하는 인원을 한국으로 보낸 셈이다. 이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파병국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한국전쟁에 관한 내용. 임진강, 학당리 등 외국어로 적힌 우리 지명이 많은 걸 느끼게 한다
ⓒ 최한결

이들은 벨기에군과 함께 편성되어 학당리 전투, 철원 잣골 전투, 임진강 전투 등에 참전했으며 그 과정에서 2명의 전사자가 발생했다. 기념탑에 낯선 언어로 새겨진 우리 지명들을 바라보며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그 이름들이 더 또렷하게 다가왔고 묘한 울림이 전해졌다. 잠시 기념비 앞에서 고개를 숙여 묵념을 했다. 룩셈부르크인들의 상징 황금 여신상, 그들의 자유를 향한 의지는 우리나라와 깊이 맞닿아 있었다.

전통 음식까지, 알찬 여행

지도에 안내된 코스를 마무리하고, 다시 기욤2세 광장 방향으로 되돌아와 룩셈부르크 전통 음식점을 찾았다. 룩셈부르크는 프랑스, 독일, 벨기에의 영향을 고루 받은 조리법과 풍부한 농산물, 육류를 바탕으로 고유의 음식 문화를 갖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려내는 것이 특징이다.

 룩셈부르크 전통 음식 주드 마트 가르데보넨
ⓒ 최한결

나는 주드 마트 가르데보넨(Judd mat Gaardebounen)을 주문했다. 훈제 돼지 목살과 잠두콩을 크림소스와 함께 익혀낸 룩셈부르크의 국민 요리라고 한다. 담백하면서도 묵직한 맛이 여행의 마지막을 든든하게 채워줬다. 저녁을 먹고 야경까지 둘러본 뒤 다소 늦은 시간에 숙소로 돌아갔지만, 높은 치안과 무료 대중교통 덕분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하루 동안 걸어본 룩셈부르크는 작지만 깊이가 있는 여행지였다. 무료 대중교통 시스템부터 높은 성벽 위 아름다운 풍경, 자유를 지켜온 역사, 특유의 음식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들이 꾹꾹 알차게 담겨있었다.

 룩셈부르크의 아름다운 야경, 저녁을 맞은 그랜드 두칼 궁전
ⓒ 최한결

 룩셈부르크의 아름다운 야경, 보크요새에서 바라 본 그룬트 마을
ⓒ 최한결

 룩셈부르크의 아름다운 야경, 보크요새에서 바라 본 그룬트 마을
ⓒ 최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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