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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란 전쟁
미국 이란 전쟁
한 달 내 전쟁 끝난다더니… 장기화되는 이란 전쟁, 韓 증시 3가지 시나리오

2026.04.01 06:01

협상 여부가 다음 변곡점…유가 향방에 시장 촉각
기업 실적 견조하지만, 고유가 장기화 땐 중앙은행 긴축 가능성

미국과 이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이후 한 달간 한국 증시가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쟁 장기화 우려에 급락하고 종전 기대감에 반등하는 널뛰기 장세가 반복되는 모습이다. 당초 ‘한 달 내 종료’를 점쳤던 증권가에서도 최근에는 장기전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3월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서 “주요 쟁점들에 대해 상당한 합의가 있다”고 말하며, 협상의 결과로 이란이 핵 개발 야망과 농축 우라늄 비축을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AFP·연합뉴스 제공

코스피 5000선이 벼랑 끝에 몰렸다. 지난달 31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24.84포인트(4.26%) 하락한 5052.46으로 장을 마쳤다. 2월말 6244였던 지수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급등락을 이어가다가 이날까지 19% 넘게 밀렸다.

전쟁 초기만 해도 증권가에서는 단기 충돌에 그칠 가능성을 높게 봤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미군이 호위하겠다고 밝히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빠르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안 좋은 상황에서도 호르무즈 봉쇄 없이 운임이 높은 상태로 지속돼 업종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상황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 유가가 90~100달러 선에서 움직이자 증권가에서는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이 단기간에 다시 열릴 가능성이 낮은 데다, 이란이 제시한 조건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협상 가능성이 제한적인 만큼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다음 변곡점으로 4월 초를 지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 유예 기간이 4월 6일 종료되고, 다음 날인 4월 7일에는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 여부와 함께 국내 증시의 핵심 기업 실적이 동시에 확인되는 시점이다.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4월 6일 전후로 협상 틀이 마련되는 경우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공화당 내부에서도 지상군 파병 가능성을 20% 수준으로 낮게 보고 있는 데다, 유예가 지속되는 경우도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도에 치명적 손상을 입힌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협상을 통한 출구가 도출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지전 형태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증시 하락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10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며 국지적 충돌과 협상 기대가 공존하는 상황에서는 코스피가 최근 2년 기준 최대 낙폭(MDD)의 약 20%인 500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봤다.

유가가 100달러 이상에서 장기간 유지되고 미국의 대규모 지상군 파병 가능성이 부각될 경우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봤다. 이 경우 걸프 지역 전반으로 충돌이 확산되면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코스피 하단도 MDD 약 30% 수준인 4400선까지 후퇴할 수 있다고 유안타증권은 전망했다.

특히 전쟁이 장기화돼 물가가 상승하면 중앙은행의 긴축 통화 정책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유가 국면 장기화와 물류 차질 심화 리스크가 점증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의 회의에서도 정책적 고심이 확인된다”며 “지상군 투입 등으로 장기화될 경우 물가를 통제하려는 중앙은행의 정책 인내심도 점차 한계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가 꼽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의 중재가 실패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경우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전면전을 선포하거나,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이 경우에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면서 현금성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증시의 정량적 분석이 어렵다는 전망이다.

다만 가격이 외부 변수에 의해 크게 흔들리고 있지만 기업의 기초 체력 자체는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영증권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이익비율(PER)은 8.2배 수준으로 최근 10년 평균(10.3배) 대비 여전히 낮은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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