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된 채로... 트럼프, 전쟁서 발 빼나
2026.03.31 12:56
백악관 평가서, 군사작전 시 애초 설정한 전쟁 시한인 4~6주 넘겨
이란 해군ㆍ미사일 전력(戰力) 약화라는 主목표 달성 후, ‘해협 개방’은 외교적 압박
소득 없으면, 유럽ㆍ걸프 산유국들이 ‘개방 압력’ 주도하도록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이 상당 부분 봉쇄된 상태로 있더라도 이란에 대한 미군 작전을 끝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0일 미 행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이란이 이 해협에 대한 강한 통제력을 계속 유지함과 동시에, 현재 미국이 계획하고 있는 복잡한 군사작전을 미룰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31일 오전(한국시간) 두바이 해역에서 사우디와 쿠웨이트산 원유 200만 톤을 가득 싣고 정박 중이던 쿠웨이트 대형 유조선 알-살미(Al-Salmi)이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두바이 당국은 화재는 진화됐으나, 원유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존재하며, 현재 상황을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영국 해사당국(UKMTO)은 이 유조선이 두바이 북서쪽 약 31해리(57㎞) 지점에서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저널은 “지난 수일간 트럼프 대통령과 보좌진은 이 병목 구간을 강제로 개방하려는 작전을 전개할 경우 트럼프가 세운 전쟁 일정 목표인 4~6주를 넘어설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해군과 미사일 전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목표를 달성한 뒤 현재의 군사적 충돌을 축소하고, 외교적 압박을 통해 이란이 해협 개방을 재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판단했으며, 만약 이것이 실패하면 유럽과 걸프 지역 동맹국들에게 개방을 주도하도록 압박하는 방안을 세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군사적 옵션도 존재하지만, 이는 현재로서는 우선 순위가 아니라고 저널에 전했다.
지난 한 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관련해 여러 엇갈리는 입장을 밝혔다.
어떤 때에는 특정 시한까지 해협이 개방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ㆍ유전 시설을 비롯한 민간 에너지 인프라를 폭격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3월1일 해협 봉쇄 위협이 시작됐을 때에는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미국 배는 한 척도 거기 없다. 미국은 (내 덕분에!)에너지 자립국가”라며 중국ㆍ일본 등 아쉬운 나라들이 “자기네 해군을 직접 보내라고 해라. 우리는 공짜로 세계 경찰 노릇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의 에너지 안보에는 이 해협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많은 나라들, 특히 미국의 동맹국들은 이 병목 구간을 자유롭게 통과하던 유조선이 극도로 제한되면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또 천연가스를 원료로 생산되는 비료(농업 생산용)와, 천연가스에서 분리되는 헬륨(반도체 제조용)에 의존하는 산업들도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분석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항로 안전성이 신속히 복구되지 않으면, 이란은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이 협상을 통해 해결하거나 강제로 위기를 끝낼 때까지 세계 무역을 계속 위협할 것이라고 말한다.
워싱턴 DC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이란 전문가인 수잔 말로니 부(副)소장은 해협이 열리기 전에 군사작전을 종료하는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함께 전쟁을 시작했는데 그 전쟁의 후폭풍에서는 손을 떼서는 안 된다”며 “에너지 시장은 본질적으로 글로벌이기 때문에, 이미 발생한 경제적 피해와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기하급수적으로 악화될 피해로부터 미국만을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저널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신속히 끝내려는 의지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동시에 진행 중인 군사적 조치들과도 충돌한다.
이미 강습상륙함 트리폴리(Tripoli)함과 제31 해병원정대 2500명이 해당 지역에 진입했고, 4월 중순이면 제11 해병원정대를 태운 복서(Boxer)함도 도착한다. 또 제82 공수사단 병력 2000명도 이곳으로 이동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밖에 추가로 미 해군 네이비실과 미 육군 레인저 등 특수부대를 포함한 1만 명의 지상군 병력 파병도 검토하는 것으로 미 언론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을 “짧은 외출(an excursion)” “즐거운 체류(a lovely stay)”라고 표현하면서, 이란 정권의 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한 복잡하고 위험한 작전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같은 날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현재의 군사 작전은 수 개월이 아니라 수 주 내에 완료될 것”이며 “그 뒤에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이란이 선택하기에 달렸고, 만약 이란이 해협을 막으려 한다면 단지 미국뿐 아니라 걸프 지역 국가들, 전세계로부터 혹독한 결과(real consequences)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는 전쟁 초기부터 이란이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을 예상했지만, 실제로 이란이 일부 기뢰를 설치하고 유조선 공격을 공격하자 해상 교통은 거의 중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러나 이 해협 봉쇄 사태를 계속 축소해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3월 13일 기자들에게 이란의 행동은 “절박함의 표현”이라며 “우리가 이미 대응하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더 선사(船社)들에게 위험을 감수하고 항해할 것을 촉구했지만 효과가 없자, 이란을 직접 위협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지난주 그는 일부 선박 통과를 허용한 이란의 조치를 ‘양보’로 해석하며 30일 소셜미디어에 이란이 “더 합리적인” 정권으로 바뀌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동시에 해협이 즉시 “영업 재개”되지 않으면 발전소와 석유 시설, 특히 하르그 섬과 같은 이란 원유 수출 허브(hub)을 흔적도 없이 파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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