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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AI發 주식 랠리, 경제정책 효과로 착각 말아야[사설]

2026.01.06 11:53

새해 벽두 증시가 달아오르고 있다. 코스피는 5일 3.43% 급등해 4457.52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외국인 순매수가 집중된 삼성전자가 7.47%나 치솟았고, SK하이닉스도 2.81% 올랐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900조 원, SK하이닉스는 500조 원을 돌파하면서 전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2%에 달했다. 사상 처음 상장지수펀드(ETF) 규모가 300조 원을 돌파하는 등 증시로의 ‘머니무브’도 두드러지고 있다. 단기 등락은 있겠지만, 코스피 5000시대도 내다볼 수 있게 됐다.

증시 급등을 한국 경제 전반의 회복 신호로 받아들이기에는 섣부른 면이 적지 않다. 최근 한국·대만·일본 증시의 랠리는 반도체가 나홀로 주도하는 양상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수출이 13.4% 증가하는 동안 반도체 수출은 43.2%나 급증해 전체 수출의 30%에 육박했다. 2018년 반도체 호황기 때(24.8%)보다 더 심한 편중은 경계해야 한다. AI 설비투자가 둔화하거나,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를 밑돌 경우 지금의 낙관은 순식간에 부담으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저성장 시대에 반도체라도 AI라는 새로운 동력을 만난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현상은 경계해야 한다. 증시 급등을 곧바로 경제정책의 효과나 본격적인 경기 회복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는 부문별 양극화가 심각한 K자형 회복을 보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증시 활기를 실물경제로 연결하고, 어느 때보다 균형 잡힌 성장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란 종식을 위해 용인의 삼성전자를 호남으로 옮겨야 한다”는 식의 자극적 구호부터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3%’ 공약 실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로 달아오른 아랫목 온기를 차가운 윗목까지 번지게 할 정교한 정책 조합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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