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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 만들고 도망치나…"트럼프, 호르무즈 폐쇄 방치한 채 종전 선언 의향"

2026.03.31 17:36

[서울신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채로 있더라도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 작전을 종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참모들에게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이란을 먼저 공격해 유가 급등 및 물류 경색 등 세계 경제에 위기를 초래해놓고 이 지역 문제를 매듭짓지 않은 채 서둘러 일방적인 ‘종료 선언’을 할 경우 미국의 신뢰도가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기 위한 임무에 나설 경우 전쟁 기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4∼6주를 넘길 것으로 평가했다.


WSJ가 인용한 행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주된 목적인 이란의 해군과 미사일 전력 약화를 달성한 뒤 군사 작전을 축소하고,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자유로운 교역 재개를 외교적인 수단으로 압박하기로 결정했으며, 외교적 압박이 실패하면 미국은 유럽과 걸프 지역의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 노력에 주도적으로 나서라고 압박할 계획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 개방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군사적 선택지도 있지만, 그건 대통령의 즉각적인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당국자들은 말했다.

미 행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무력으로 다시 여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감당하려던 수준보다 훨씬 길고 위험한 군사 작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항행의 자유를 완전히 복구하기 전이라도 일방적으로 ‘군사 작전의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고 선언하며 작전을 종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도적인 군사력에 정면 대응하는 대신 세계 에너지 교역의 주요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고 중동의 주요 미국 동맹국을 향해 산발적인 공격을 가하는 식으로 세계 경제를 사실상 볼모로 삼아 미국에 맞서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오래 폐쇄할수록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무역이 위축돼 세계 경제가 피해를 보게 된다. 일부 전문가는 미국이 이란과 협상을 타결하거나 그렇지 못하면 아예 무력으로 이 사태를 끝내지 않는 한 이란은 계속해서 세계 교역을 위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란과의 합의 불발 때 “그들(이란)의 모든 발전소, 유정, 그리고 하르그 섬(아마도 모든 담수화 시설까지)을 폭파하고 완전히 초토화함으로써 이란에서의 우리의 사랑스러운 ‘체류’를 끝낼 것”이라며 군사 작전 종료 의향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있어 해협이 미국에는 중요하지 않으며, 해협 폐쇄는 다른 나라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입장을 밝힌 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관련 메시지가 하루가 멀다고 오락가락하며 실제 상황과는 엇갈리고 있어 향후 전개를 더욱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를 두고 ‘전략적 혼돈’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반대로 상황이 당초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데 따른 불안감 노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란 전쟁에서 또다시 ‘타코’(TACO·트럼프는 언제나 물러선다·Trump Always Chickens Out)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까지 최소 12차례에 걸쳐 전쟁 종식이 임박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승리했다”. “곧 끝난다”, “시점의 문제일 뿐”, “우리는 원할 때 언제든 끝낼 수 있다” 등의 발언을 반복하며 종전 메시지를 이어왔는데, 지난 11일에는 “너무 일찍 승리를 선언하고 싶지는 않다”며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전황은 이와 다소 거리가 있다.

미군은 중동 지역에 약 5만명을 파병한 상태이며, 전쟁 종료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백악관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선을 긋고 있지만, 이란 영토 진입이나 핵시설 장악 가능성 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에게 이번 전쟁이 장기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설득하려는 과정에서 메시지가 일관성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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