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D램 슈퍼사이클 '삼전닉스'마저 휘청… 오천피도 위태
2026.03.31 18:57
터보퀀트 여진… 반도체 하락세
D램가격 상승세 11개월만 스톱
전문가 "장기 메모리 수요 견조"
중동발 충격파에 구글의 ‘터보퀀트’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코스피 시가총액의 40% 이상을 책임지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까지 흔들리기 시작했다. 11개월 내내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이어갔던 D램 가격도 결국 보합세로 돌아섰다.
코스피는 2개월 전 5000포인트를 돌파하고 한 달 전 6000포인트 돌파 축포까지 쏘아올렸지만, 중동전이라는 돌발 악재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다시 5000선 붕괴 직전까지 내몰렸다. 최근 한 달간 증발한 시가총액만 1000조원 이상이며, 이 중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만 473조원이 빠져나갔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의 동반 상승이 산업 전반을 뒤흔들면서 ‘추천종목 없음’이라는 이례적인 증권사 리포트가 나올 만큼 업종을 불분하고 주가는 계속 하락세다. 그나마 버텨주던 반도체 역시 ‘슈퍼사이클’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5거래일,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6% 하락한 5058.79를 기록했다. 2월 3일(5288.08) 이후 최저치다.
중동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여러 경제지표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군의 참전으로 30일(현지시간) 5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102.88달러를 기록했다. WTI가 종가 기준으로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2년 7월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같은 날 환율도 17년 만에 1530원 선을 돌파했다. 여기에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이 코스피를 끌어내리는 결정타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월 24일 18만9700원에서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 이날 16만7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98만6000원에서 80만7000원으로 떨어졌다.
중동 전쟁과 함께 최근 구글이 발표한 새로운 인공지능(AI) 압축 알고리즘 터보퀀트의 여진이 지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리서치는 터보퀀트가 상용화 되면 동일한 메모리 용량으로 최대 6배까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 기술이 메모리 수요를 크게 줄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로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9.88%)이 10% 가까이 폭락하는 등 반도체 기업 주가가 동반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23% 급락했다.
증권가의 우려는 실물 시장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한 3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고정거래가격은 전 달과 같은 13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4월부터 매달 이어졌던 두 자릿수 상승세가 12개월 만에 멈췄다.
D램익스체인지를 운영하는 트렌드포스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요 초과로 인텔과 AMD 등의 칩 생산이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등 고부가쪽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여기에 주요 PC 제조사들이 재고를 낮추고 있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일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전망은 사상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7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대로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수요가 위축되고 중동전이 장기화할 경우 코스피는 물론 한국 경제가 깊은 늪에 빠진다. 이날 정부가 편성한 26조2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원 가운데 25조2000억원은 반도체와 증권시장에서 나온 초과세수로 마련됐다. 그 덕분에 정부는 채권 발행 없이도 추경 예산을 마련할 수 있었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날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서도 반도체 생산지수가 28.2%나 증가하면서 전체 산업생산(2.5%↑)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는 역으로 반도체가 무너지면 국가 경제의 버팀목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우려보다는 점진적 회복 가능성에 주목하며 반도체가 여전히 경제와 증시를 지탱하는 핵심 축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또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병목으로 인해 수요 역시 견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에도 2분기 메모리 반도체 주문은 오히려 더 강화되며 기존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전력 인프라와 함께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병목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장문영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터보퀀트 기술은 메모리·연산 효율을 동시에 개선해 AI 활용 비용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AI 적용 범위 확대와 사용량 증가를 통해 오히려 메모리 수요 확대 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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