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유류할증료 '사상 최고' 예약…美 100만원·中 18만원 더 내야
2026.03.31 15:43
고환율 겹쳐 항공권 1.5배 급등…감편 속 항공권 가격 '악순환'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이란발 중동 분쟁 장기화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오는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사상 처음으로 최고 단계인 '33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여름 휴가철을 앞둔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류할증료가 최고 단계로 올라설 경우 소비자 부담은 급격히 커진다. 대형항공사 기준 미주 노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약 55만 원, 왕복 기준 10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노선은 18만~22만 원, 일본 노선은 10만~13만 원 수준으로 현재 대비 최대 3배 가까이 인상될 전망이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현행 33단계 체계의 마지막 단계인 33단계 적용 가능성이 유력하다. 4월 유류할증료가 18단계였던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15단계가 뛰는 이례적인 급등이다.
유류할증료는 전전달 16일부터 전달 15일까지의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MOPS) 값을 기준으로 갤런당 150센트를 초과하면 1단계가 시작되며 이후 10센트마다 단계가 올라간다. 4월 유류할증료는 MOPS 1갤런당 326.71센트를 적용해 총 33단계 중 18단계(1갤런당 320∼329센트)다. 전달 6단계 대비 12단계가 뛰어오른 것으로 2016년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가 도입된 이후 한 달 사이 최대 상승이다.
문제는 5월이다. 이달 27일 기준 MOPS 항공유 가격이 갤런당 약 5.33달러(약 533센트)를 기록하며 상한선인 470센트를 훌쩍 넘어섰다. 이 흐름이 유지될 경우 5월 유류할증료는 사상 처음으로 '33단계'에 진입하게 된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의 22단계였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흐름을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유가가 이례적인 폭등세를 보이면서 5월에는 사실상 유류할증료가 상한선까지 붙어 항공권 가격이 통제 불능 수준으로 뛸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고환율까지 항공사 부담을 키우고 있다. 유류할증료는 달러 기준으로 적용돼 환율이 높을수록 더 큰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성수기 항공권 가격이 평년 대비 1.5배 이상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처럼 항공권 가격이 올라가면서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여행 수요에도 이상 징후가 감지된다. 직장인과 가족 단위 여행객을 중심으로 예약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동남아·일본 등 단거리 노선 대신 국내 여행으로 방향을 틀려는 움직임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항공편 운항 축소 역시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고유가 부담을 견디지 못한 항공사들이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중심으로 감편에 나서면서 공급 자체가 줄고 있다. 현행 규정상 33단계를 초과하는 유류비 인상분은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없어 기름값이 더 오를 경우 항공사가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실제 베트남 비엣젯항공은 인천발 냐짱, 다낭 노선을 대거 감편했으며, 인기 휴양지인 푸꾸옥 노선은 5월 초까지 운항을 전면 취소했다. 국내 항공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국제선 4개 노선에서 총 14편의 운항 취소를 발표했고, 에어부산·진에어·에어프레미아 등 LCC와 중장거리 항공사들도 줄줄이 감편에 나섰다. 대한항공을 비롯해 아시아나, 티웨이항공 등이 잇따라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미 예약을 마친 여행객들이 갑작스러운 비운항 통보를 받아 휴가 계획을 망치거나, 줄어든 좌석 탓에 남은 항공권 가격이 더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업계는 당분간 '고유가·고환율' 이중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서 여행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여름 성수기에도 가격 부담으로 예약 취소나 일정 변경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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