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200달러 과장 아냐"…항공유 폭등에 대한항공도 '비상경영'[HK영상]
2026.03.31 14:40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중동 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경제에 짙은 전운이 드리우고 있다. 에너지 시설 타격 시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글로벌 정상들의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원유 수입의 70%를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 역시 경제 전반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는 헌법에 규정된 '긴급재정명령' 발동까지 염두에 두고 있으며, 유가 폭등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잇따라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이재명 대통령은 31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헌법에 규정된 긴급재정명령을 활용할 수도 있다"며 "가능한 한 신속하고 강력하게,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는 중동 지역 원유 공급 차질에 대비해 연료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고, 나프타 수출을 제한하는 등 시장 충격 완화 조치를 시행 중이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국가 에너지 정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중동 사태는 재생에너지로의 대대적인 전환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임을 보여준다"며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현재의 산업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면 앞으로도 지정학적 위험에 계속 노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글로벌 유가 폭등은 국내 산업계, 특히 항공업계의 경영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4월부터 전면적인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31일 밝혔다.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은 사내 공지를 통해 "고유가 상황 장기화로 연간 사업계획 목표 달성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료비 급증에 따른 원가 상승에 대비해 4월부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4월 급유 단가는 갤런당 약 450센트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대한항공이 사업계획에서 설정한 기준 유가(갤런당 220센트)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이에 따라 소비자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4월부터 인천발 뉴욕 및 시카고 노선의 운임은 200% 이상, 런던 및 파리 노선의 유류할증료는 250% 가까이 대폭 인상된다.중동발 에너지 패닉은 이미 글로벌 경제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세계 각국 정상들은 이번 사태가 가져올 경제적·사회적 파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에너지 및 정유 시설이 공격받을 경우 세계 경제와 연료 가격에 심각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일부 분석가들이 경고하는 '유가 200달러 돌파'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역시 시리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 전쟁은 이미 가계와 기업의 에너지 비용 상승 등 우리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갈등이 대규모 지역 분쟁으로 확대된다면, 유럽은 코로나19 팬데믹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보다 훨씬 더 무거운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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