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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정경제명령
긴급재정경제명령
골든타임 놓칠라…李대통령, YS 이후 32년만에 '긴급재정명령' 언급

2026.03.31 11:57

긴급명령 발동 요건 및 국회 사후 보고·승인 조항 등 검토 필요
"필요하면 법·시행령·지침·방침 바꿔야…비상입법 해서라도 해결"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3.31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김근욱 임윤지 기자 = 중동 전쟁 상황이 시시각각 악화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긴급재정명령' 발동까지 언급하며 극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외부요인으로 인한 대처에 한계가 뚜렷한데, 제도적 절차 지연으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데 대한 답답함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단 한차례에 불과했던 긴급재정명령은 헌법상 주어진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발동의 전제 조건을 충족하는 지 여부에 관해선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실제 발동 가능성은 미지수란 관측이다.

다만 이 대통령이 긴급재정명령 권한을 언급한 것 자체로 위기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공유하고, 정부의 비상대응 경각심을 독려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4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 이후 지방선거 일정으로 국회가 열리지 않을 때 중동 여파가 심각해지면 긴급재정명령 발동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중동 전쟁 여파에 우려를 표하며 "정부 각 부처는 담당 품목의 동향을 1일 단위로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수급 불안 우려에 대해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필요하면 입법도 하고, 우리가 가진 권한이나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존 관행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라며 "긴급할 경우 헌법이 정한 긴급재정경제명령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헌법 제76조는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 위기 발생 시 대통령이 최소한으로 필요한 재정·경제상 처분을 하거나 이와 관련해 법률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라는 단서조항이 달려 있다. 아울러 '지체없이 국회에 보고하여 그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며 '승인을 얻지 못한 때에는 그 처분 또는 명령은 그때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고 명문화했다.

정부 수립 후 발령된 긴급명령은 총 16건으로, 1~14호는 한국전쟁 당시 발령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때 1차 오일쇼크가 강타했을 당시 사채 이자 감면과 부채 상환을 유예하는 일명 '8·3 긴급금융조치'가 있었다.

'87년 체제'가 들어서선 김영삼 대통령이 1993년 금융실명제를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발동한 것이 유일하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문재인 정부때도 가능성이 언급, 검토됐지만 실제 긴급재정명령 발동까지 이르진 않았다.이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 언급은 중동 전쟁 파장의 심각성을 국민들과 공유하며 경각심을 고취하는 동시에 정부의 비상한 대응을 당부하는 메시지로 보인다. 정치권의 과도한 정치공세를 차단하고 국론 분열 최소화도 염두에 둔 고육책의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정부 각 부·처·청을 향해 "위기 대응 관련된 일을 하다보면 제도나 법령, 관행 이런 게 좀 걸리는게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통상적 대응으로는 좀 부족하다"면서 "법과 제도라는 것은 필요하면 바꾸면 된다"고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이어 "긴급 재정경제명령이라고 입법도 대체할 수 있는 제도가 헌법에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면 법도 바꾸고, 시행령도 바꾸고, 지침·방침도 바꾸고, 관행에 벗어나는 법적으로 허용되는 행위는 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좀 과감하게 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법과 제도는 예외가 있다. 긴급한 경우에는 (절차를) 확 줄여서 할 수도 있고, 필요하면 긴급명령 형태로 해도 된다"며 "각 부처 단위에서 끌어안고 고민하지 말고, 국무회의·대통령실로 가져오면 제도를 바꿔서라도, 비상입법을 해서라도 해결할 테니까 각별히 유념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유언비어 확산에 따른 국가적 손실·불안감 확산과 관련해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국가의 위기 극복을 방해하는 행위라서 중대범죄에 해당되지 않느냐"면서 "악의적인 헛소문을 퍼뜨리는데, 신속하게 경찰에서 수사해서 다시 이런 짓 못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다.

이어 정치권을 겨냥해선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해야 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최소한이 있다. 지금같은 국가적 위기에서 모두가 위기 탈출을 위해 정말 힘들게 애쓰고 있는데 거기다가 이상한 가짜 뉴스를 퍼뜨려 고통을 가하거나 방해를 하는 것은 정말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정치도 적당하게 해야죠. 그것도 일종의 정치랍시고 하는 거 아니겠느냐"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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