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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이거나 가성비거나…'K'소비에 백화점 웃고 마트 운다

2026.03.31 05:00

1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돼지고기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내수 침체와 고물가 흐름이 길어지는 가운데 유통업계 내부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소득층과 중산층 간 소비 격차가 벌어지는 ‘K자형 소비 양극화’가 심화할 경우 향후 소매 업태별 실적과 성장 전략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한다.

30일 국가데이터처의 소매업태별 판매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개 업태(백화점·대형마트·면세점·수퍼마켓 및 잡화점·편의점) 중 백화점을 제외한 모든 채널이 전년 대비 매출 감소세를 나타냈다.

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12조5341억원을 기록해 2조원이 넘게 떨어졌고, 대형마트의 매출은 약 36조4067억원으로, 전년 2%가량 감소했다. 특히 대형마트는 국가데이터처가 연간 판매 통계를 제공한 2020년 이래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는 가정·생활(-10.1%), 가전·문화(-10.9%)는 물론 주력 상품군인 식품 매출마저 전년대비 2.9% 하락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한때 대형마트·백화점 매출 비중을 넘어서며 ‘유통 왕좌’를 노리던 편의점 업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편의점 매출은 31조6163억원으로 전년대비 1000억원 넘게 줄었으며, 편의점이 처음 등장한 1989년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점포 수도 줄었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점포 수(영업 중인 곳 기준)는 2023년 5만5202개로 정점을 찍었다. 이는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과 비슷한 규모로, 인구수로 따지면 한국은 940명당 1개, 일본은 2200명당 1개가 있을 만큼 점포 확장이 이어졌다. 결국 편의점 수는 2024년(5만5194개) 주춤하다가 지난해(5만3604개) 확 줄었다. 1년 새 편의점 1590개가 사라진 것이다.

김지윤 기자
반면 백화점은 지난해 잠정 매출 41조4000억원대를 기록하며 5개 업태 중 유일하게 전년(40조6185억원)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2020년 이래 매해 꾸준히 매출이 늘어난 곳도 백화점이 유일하다. 백화점 실적 증가에는 ▶외국인 광관객 증가와 이들의 구매 증가 ▶부실 매장 구조조정 등 점포 효율화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백화점을 제외한 유통 채널이 부진한 원인으로 중산층 소비자 이탈을 꼽았다. 경기 불황이 길어지는데 물가는 오르면서 중간 수준 생활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소득 2분위(하위 21~40%)와 3분위(상위 41~60%)의 소비 지출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0.1% 감소, 0.7% 증가로 나타나 다른 소득 분위보다 지출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백화점은 팝업스토어 등 체험형 소비 콘텐트로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불황에 흔들리지 않는 고소득층이 주요 고객층이라 상대적으로 (매출 감소) 영향을 덜 받았다”며 “반면 중산층 이하 고객은 최저가 품목 판매처로 몰리거나 소비 자체를 줄여 전형적인 K자형 소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백화점 3사가 봄 정기 세일을 시작한 27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 스프링 세일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실제 백화점 3사의 전체 매출 중 고액 소비층인 VIP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절반에 육박했다. 각사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별 VIP 매출 비중은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46%, 신세계백화점이 47%로 나타났다. 이에 백화점마다 명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VIP 등급 제도를 정비하는 등 고급화에 힘을 쏟고 있다.

반면 한때 럭셔리 제품군으로 백화점 못지않은 경험소비 전략을 시도했던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소비자 모객 자체에 초점을 두는 ‘다이소식 전략’으로 노선을 바꿨다.

대형마트 중 이마트는 최근 초저가 자체브랜드(PB)인 ‘5K프라이스’에 5000원 헤어드라이어, 9000원대 청소기 등 1만원 미만의 다양한 가전·리빙 PB 제품을 비롯해 127종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매출 약세를 보였던 가전·생활용품 분야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품목을 출시해 소비자 공략에 나선 셈이다.

지난달 1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CU 성수디저트파크점에서 휘핑크림 디스펜서가 작동하고 있다. 노유림 기자
편의점 업계는 정확한 타깃을 목표로 ‘질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여성 고객층에 집중하고 있다. 여성 소비자의 지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디저트·뷰티 품목에 집중한 차별화 점포를 내는 식이다. 지난해 CU의 디저트 품목 매출은 전년대비 62.3% 늘었는데, 이에 올해 초에는 서울 성수동에 전체 품목의 30%가 디저트로 채워진 특화 매장을 냈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커스텀 화장품 키오스크도 도입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경우 신선식품으로 1인 가구와 직장인의 장보기 수요를 끌어들이는 중이다. 지난해엔 생물 꽃게, 홍가리비 등 편의점에서 보기 어렵던 제철 수산물을 선보이기도 했다. GS25 관계자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물류부터 진열, 판매 전 과정에서 ‘콜드체인’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차별화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수 침체 장기화로 합리적 소비를 원하는 고객이 늘면서 대형마트는 가성비 제품군 출시에, 편의점은 공간 차별화에 집중하는 등 소비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며 “백화점을 제외한 유통 채널에서는 중산층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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