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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스테이블코인 성장 기폭제 될까[비트코인 A to Z]

2026.03.28 06:01

이미지=제미나이로 생성

최근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의미심장한 선언을 던졌다.

“에이전트 기반 AI의 변곡점이 도래했습니다. AI 에이전트는 도구를 만드는 존재라기보다 도구를 사용하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그들은 주로 기존 소프트웨어 도구의 사용자가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소프트웨어에 대한 전체적인 수요를 증가시킬 것입니다.”

최근 IT 산업의 주인공은 단연 ‘AI 에이전트’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넘어 사용자의 목표를 이해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 항공권을 예매하거나 파일을 정리하는 등 자율적으로 업무를 완수하는 지능형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판단하고 도구를 사용하는 이들은 이제 독립적인 ‘경제 주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열풍의 중심에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오픈클로’가 있다. 기존의 AI가 대화에만 머물렀다면 오픈클로는 사용자의 PC나 스마트폰에 직접 접속해 파일을 정리하거나 항공권을 예매하는 등 실제로 일을 수행하는 AI를 표방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오픈클로가 주목을 받자 빅테크 기업들의 인재 영입 경쟁도 치열해졌다. 오픈클로 창업자 페터 슈타인베르거는 지난 2월 오픈AI 합류를 전격 발표했다.

메타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3월 10일 AI 에이전트 전용 SNS인 ‘몰트북’을 인수했다. 인간이 아닌 에이전트끼리만 정보를 교환하고 토론하는 이 독특한 플랫폼을 통해 메타는 에이전트 간 연결 방식과 신원 확인 기술을 선점하고 다가올 ‘에이전트 경제’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복안이다.

AI 에이전트의 확산은 코인 업계에 전례 없는 기회다. AI 에이전트에게 전통적인 은행망이나 카드 결제는 너무 느리고 복잡하며 폐쇄적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24시간 중단 없고, 프로그램 가능하며, 국경이 없는 ‘인터넷 네이티브 머니’다.

주요 코인 회사들은 다가올 AI 에이전트 시대에 발맞춰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관련 회사들의 AI 에이전트 관련 스테이블코인 사업 현황에 대해 다뤄본다.
서클 - USDC 스테이블코인과 Arc 블록체인
USDC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은 AI 에이전트 시대 준비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 중 하나이다. 서클은 2026년 메인넷 베타 출시를 목표로 스테이블코인 특화 블록체인 Arc를 개발하고 있다. Arc를 전통 외환, 금융뿐 아니라 AI 에이전트 금융 인프라로 만들려는 의도이다. 만약 서클이 AI 에이전트 시대의 표준 금융 인프라(스테이블코인 & 블록체인 레이어)로 자리 잡는 데 성공한다면 주가는 상당한 리레이팅을 경험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서클은 AI 에이전트가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잠재력을 분명히 했다. AI 에이전트 관련, 서클 경영진은 이렇게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AI 에이전트와 그 개발자들이 ‘에이전트 간 거래’에는 신뢰할 수 있고 저렴한 교환 매개체가 필요하다는 것을 즉각적으로 깨닫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보는 거의 모든 AI 결제 인프라와 에이전트 활동은 블록체인상의 USDC를 통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고무적이며 저희는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 - 베이스 블록체인과 x402 결제 표준
USDC의 유통 파트너사로서 서클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코인베이스 역시 AI 에이전트 생태계에 주목하고 있다. 베이스는 현재 이더리움 레이어2 베이스 체인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베이스의 약점으로 지적된 것은 제한된 사용자 풀, 코인 가격과 상관성이 높은 밈코인, 투기 위주의 온체인 활동이었다. 그런데 만약 AI 에이전트를 베이스 온체인 경제활동의 주체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보다 지속적이고 확장성 있는 시퀀서 매출을 낼 잠재력이 있다.

시퀀서 매출은 레이어2 네트워크가 사용자들로부터 받은 트랜잭션 수수료에서 이더리움 메인넷에 데이터를 기록하기 위해 지불한 비용을 제외한 매출로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어 트랜잭션 양이 많아질수록 매출이 커지는 구조다.

게다가 코인베이스는 x402라는 결제 표준까지 주도하고 있다. x402는 AI 에이전트가 인간의 개입 없이도 자유롭게 돈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AI가 스스로 성능을 높이기 위해 다른 AI의 데이터를 사고팔 때 그 정산은 코인베이스의 인프라와 베이스 체인 위에서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이루어지게 된다.

최근 실적발표에서 AI 에이전트 관련 코인베이스 경영진의 발언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AI 에이전트들이 스테이블코인 지갑을 채택하면서 베이스는 트랜잭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베이스는 AI를 위한 온체인 고향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AI 에이전트들이 결제를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채택하는 것을 보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이 AI 에이전트의 기본 결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새롭게 등장하는 AI 에이전트들을 위해 개발자가 어떤 AI 에이전트에게든 암호화폐 지갑을 부여하고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시작하며, 본질적으로 ‘에이전트 커머스’를 완수할 수 있게 하는 매우 유용한 도구들을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상당한 트랙션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스트라이프 - 템포(Tempo) 블록체인
결제업체 스트라이프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업체 브리지를 인수하며 스테이블 코인 사업을 본격화했다. 스트라이프 역시 AI 에이전트에 주목하며 관련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트라이프는 코인베이스 x402를 도입했고 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AI 에이전트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통합 솔루션을 출시했다. 게다가 서클, 코인베이스와 마찬가지로 템포(Tempo)라는 자체 블록체인을 개발하고 있다. 템포는 기업 얼라이언스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인데 초기 파트너로 앤트로픽, 오픈AI, 레볼루트, 쇼피파이, 비자 등 쟁쟁한 기업들이 거론되고 있다.

AI 에이전트에 관한 스트라이프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에이전트 커머스의 급류를 보게 될 것입니다. …자율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는 이제 실험 단계를 넘어 결제부터 자산 배분에 이르기까지 실제 경제활동을 점점 더 많이 처리하게 될 것입니다.”

“크립토 네이티브 레일은 구조적으로 이 트렌드를 지원하기에 매우 적합합니다. AI 에이전트에게는 프로그램이 가능하고, 글로벌하며, 언제나 작동하는 결제 레일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메타 - 스테이블코인 외부 파트너사 활용
다가올 AI 에이전트 시대의 다크호스는 메타다. AI에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인 메타는 일찍이 AI 에이전트의 잠재력을 간파했다. 그 결과 매누스(AI 에이전트 솔루션)와 몰트북(AI 에이전트 SNS)을 인수하고 왓츠앱,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자사 패밀리앱에 AI 에이전트를 접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해서는 과거에 디엠(구 리브라) 프로젝트가 실패한 적이 있기 때문에 다소 신중한 양상이다. 2026년 2월 코인데스크 기사에 따르면 메타는 2026년 하반기를 목표로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예전처럼 자체 블록체인을 개발하고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모델이라기보다는 외부 파트너사와 협력하는 방안인데 유력한 파트너사로 스트라이프가 거론된다.

즉 AI에 대해서는 자체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는 반면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최대한 외부 파트너를 활용하려는 것이 메타의 전략이다. 메타는 이미 35억 명이 넘는 전 세계 인구가 매일 사용하는 강력한 소셜플랫폼이다. 메타가 자사의 생태계에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한다면 이는 스테이블코인 사용 침투율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다. 게다가 만약 AI 에이전트 소셜플랫폼까지 활성화된다면(아직은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이야기 같지만) 메타는 몰트북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AI 소셜플랫폼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

AI 에이전트 및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메타 경영진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AI 에이전트가 진정으로 유용해지려면 과정을 완결 지을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결제하고, 거래를 완료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 새로운 에이전트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메타의 메시징 플랫폼에 원활한 결제 레일을 통합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인터넷 네이티브한 방식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수단을 필요로 합니다. 비록 ‘디엠(Diem)’은 중단했지만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동일합니다. 바로 마찰이 적고, 글로벌하며, 프로그램 가능한 돈입니다. 우리는 이제 에이전트 커머스를 구동하기 위해 이미 확립된 스테이블코인 표준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약 3100억 달러 규모에 머물러 있고 주된 용도 역시 여전히 코인 생태계 내부의 투기적 거래와 유동성 관리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경제활동의 새로운 주체로 부상한다면 스테이블코인의 역할 역시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수십억 개의 자율 에이전트가 인간의 개입 없이 국경을 넘어 실시간으로 가치를 정산하기 시작하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량은 물론 트랜잭션 수수료를 기반으로 한 온체인 매출 규모는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AI 에이전트 시대의 개화가 스테이블코인을 투기의 도구에서 실사용 금융 인프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중섭 ‘어바웃 머니’, ‘비트코인 제국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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