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4월 8일이 분수령… 한국, 평화 중재자로 외교 공간 넓혀야"
2026.03.28 04:30
하메네이 40재·유월절이 변곡점
'방관자' 자처한 외교에 쓴소리도
"전쟁 이후 고려한 전략적 외교를"
미국·이란 전쟁이 개전 한 달에 맞은 가운데, 국내 중동 전문가들은 ‘4월 8일’ 전후를 이번 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추도 기간과 이스라엘의 최대 명절인 유월절이 동시에 종료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정부도 다각적 채널을 활용해서 외교적 공간을 넓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유달승 한국외국어대 페르시아어 이란학과 교수는 27일 한국일보에 "다음 달 8일이 2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사망 40재"라면서 "이날을 기점으로 미국과 이란 협상 국면이 또렷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8일 이전 타결로 ‘정치적 승리’를 선포하려는 이란과 그런 상징성을 내주지 않으려는 미국·이스라엘의 입장 차가 팽팽하게 맞설 수는 있다. 이희수 성공회대 이슬람문화연구소 석좌교수도 비슷한 시기를 지목했다. 이 교수는 “이스라엘 유월절이 다음 달 9일에 끝나면 이란이 동의하지 않아도 휴전이 일방적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이 변곡점을 놓치면 재래식 저강도 전쟁이 길면 10년도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의 출구가 언제 열릴지와는 관계없이 전후 국제질서가 요동칠 것은 분명하다. 이런 역사의 한복판에서 파병을 요구하는 미국과 비적대국임을 증명하라는 이란 사이에 낀 한국의 입장은 복잡하다. 일단 한국의 선택은 ‘몸 사리기’다.
앞서 한국은 영국, 프랑스, 일본 등 7개국이 발표한 이란에 대한 호르무즈해협 봉쇄 규탄 공동성명에 빠졌다가 뒤늦게 합류했다. 동시에 호르무즈 관련 이란과의 외교적 협상에도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국내 중동 전문가들은 이런 방관자적 정부의 태도가 “충분한 중동 외교 자산이 없기 때문”(이희수 교수)이라면서도 이제라도 외교적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미국과 이란 모두와 소통하는 위치를 활용하라는 조언도 많았다. 유 교수는 “미국과 이란이 직접 대면이 아니라 말레이시아 등 제3국을 통해 서로의 의사를 파악하는 만큼 한국도 중재 외교 역할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지금 국제 사회의 다양한 채널이 움직이고 있는데 한국도 이 기회에 꼭 이란이 아니더라도 아랍 국가와 접촉하며 중재 외교의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도 “물론 한국이 종전이나 휴전을 끌어낼 순 없겠지만,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은 평화 중재자로서 얼마든지 역할을 할 수 있고 이는 중동 외교 경험으로 축적될 것“고 강조했다.
전쟁 이후의 국익을 고려해서라도 정부가 전략적이고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한국은 이번 전쟁에서 가장 고통받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더 움직였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호위함 수주를 두고 우리와 각축전을 벌이는 프랑스의 경우 ‘중동 동맹국 방어’를 위해 전쟁에 개입할 수 있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장 센터장은 이런 사례를 언급하며 “방위산업 관점에서 무기는 기본이고 우방국 정신으로 장기적인 관계를 쌓아가야 하는 것”이라면서 “한마디 거드는 말조차 안 하는 한국이 (앞으로) 경쟁에서 얼마나 우위를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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