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물가공포 현실로…길잃은 통화정책
2026.03.27 18:02
OECD, 올해 美 물가 4%대 전망 … 금리인하 제동
경기침체 덮치면 금리 내리기도 올리기도 어려워
미국·이란 전쟁에 따라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전쟁이 조만간 끝난다고 해도 세계 경제에 미칠 상처는 예상보다 깊고 후유증도 오래 갈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금리 발작'이 동시에 일어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기준금리 인하로 방향을 잡았던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도 경로를 이탈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채권시장은 '패닉'에 휩싸였다. 2년물, 10년물, 30년물 할 것 없이 국채금리가 동반 급등했다. 전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미국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기존 3%에서 4.2%로 대폭 올렸다.
OECD는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연준 내부 매파들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븐 마이런 이사마저 인플레이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산되고 있다.
유로존 국채시장의 벤치마크(기준) 역할을 하는 독일 10년물 국채(분트) 금리도 이날 3.08%로 하루 새 0.12%포인트 급등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기준금리 경로 예측을 애초 '1회 인하'에서 '2~3번 인상' 전망으로 바꿨다.
인플레이션 공포 확산에 증시도 흔들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38% 떨어졌다. 전쟁 발발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문제는 전쟁이 휴전에 들어가더라도 후폭풍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만약 전쟁이 장기화되면 유가가 150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였던 2008년 수준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그룹은 이날 전쟁이 6월까지 계속되면 유가가 200달러 고지를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OECD 전망도 전쟁 리스크가 해소돼 올해 중반부터 석유·가스 가격이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제에서 이뤄졌다. OECD는 만약 2분기 이후 유가가 배럴당 135달러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세계경제 성장률이 0.5%포인트 추가 하락하고, 물가도 더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리스 윌리엄슨 S&P글로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라며 "중앙은행들은 전쟁으로 인한 경기침체도 고려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긴축 기조로 선회하면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쏠리면서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 임성현 특파원 / 서울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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