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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발전소 공격 또 유예'…트럼프, 협상교착 속 확전도 부담

2026.03.27 07:03

美 '15개항 종전안' 제시…이란, 호르무즈 주권 인정 등 역제안한듯
핵포기 등 쟁점 합의 도출할까…군사 긴장 고조 속 전쟁 분수령
협상 타결 불투명한 상황서 주가·유가 달래기 측면도 엿보여


내각회의에서 발언하는 트럼프 대통령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이란 발전소 공격 시한을 한 번 더 유예한다고 밝히며 열흘의 협상 기간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란과 시간을 갖고 협상을 통한 해법을 더 모색하겠다는 것인데, 에너지 시설 공격에 따른 국제 유가 영향과 전쟁 확대에 따른 부담이 반영된 결정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더 강하게 타격하겠다며 연일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핵무기 포기와 호르무즈 해협 관리 등 주요 쟁점을 놓고 양측이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발전소에 대한 공격 유예를 미 동부 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까지 열흘 연장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한 연장이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이란에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가 23일 종전 협상을 이유로 닷새 유예를 뒀는데 이 시한이 다가오자 또다시 열흘 추가 유예를 결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그들(이란)은 '우리는 협상하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라며 "당연히 그들은 협상하고 있다. 완전히 박살 났는데 누가 협상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이제 이란에 기회가 주어졌다. 핵 야망을 영구히 포기하고 새로운 전진을 위한 길을 모색할 기회"라며 이란이 합의하지 않을 경우 "그들에게 최악의 악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는 같은 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 측에 15개 항의 종전안을 건넨 사실을 확인하면서 "지금이 전환점이며, 더 많은 죽음과 파괴 외에 그들에게 좋은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종전안에는 이란의 영구적인 핵무기 포기와 미사일 보유 수량 제한 등이 담긴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 보장이 담겨 있다는 이스라엘 매체 보도도 나왔다.

이란 미사일 공격 받은 이스라엘 남부 아라드 주거지역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이란 정부는 미국의 종전안을 사실상 거부하고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담긴 역제안을 중재국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측 제안에는 전쟁 피해 배상, 재발 방지 약속,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주권 인정 등이 담겼다고 이란 타스님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이란 정권과 군부는 미국과 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현재까지는 파키스탄 등 제3자를 통한 간접 협상이 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직접 공격하는 것은 이미 많이 오른 국제 유가의 추가 상승을 부추기고 글로벌 경제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어 트럼프 행정부로서도 부담이 큰 상황이다.

협상 진행 상황과 별개로 역내 군사 긴장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과 이란 간의 맞대응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비해 육군 정예 82공수사단과 해병원정대 등 수천 명의 병력을 중동에 증파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스라엘 역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추가 투입했다.

열흘의 추가 협상 기간에도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미국은 예고한대로 보다 강도 높은 군사작전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6일까지 타격하지 않겠다는 것은 '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에 국한된 것이어서, 4월6일 이전에도 미군이 이란 원유 수출의 전초기지인 하르그섬 등에 대한 점령 및 파괴 작전에 나설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하기도 어렵다.

미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주요 요충지 섬 점령, 이란산 원유 선박 차단·나포 등 '최후의 일격'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의 추가 공격 유예 결정으로 협상과 군사 옵션이 동시에 열려 있는 상황에서 향후 열흘이 이란전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직 고위 당국자는 이날 언론인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에 대해 "제한적인 군사적 승리를 선언한 뒤 일방적인 휴전 등을 통해 상황을 정리하고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해 이란과 힘든 협상을 이어가든지, 아니면 해협을 군사적으로 직접 열기 위한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협을 군사적으로 여는 작전, 예를 들어 해안 지역 및 섬 점령 작전은 결코 쉬운 작전이 아니다"라며 "협상이든, 군사행동이든 이 상황이 꽤 오랜 기간 이

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가 미국 증시 급락 후에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날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는데, 이는 미-이란 협상을 통한 종전 기대감이 후퇴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내각 회의에서 '닷새 기한'을 연장할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 모르겠다"며 이는 협상 진행 상황과 연동돼 있다고 말했는데, 이로부터 약 5시간 만에 SNS를 통해 기한 연장을 밝혔다.

앞서 미 CNN방송은 최근 보도에서 "시점이 수상한 트럼프의 이란 발표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관한 중대 발표를 뉴욕증권거래소(NYSE) 개장과 마감에 맞춰서 내놓는 패턴을 짚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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