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면 우리팀, 지면 남”…트럼프 위협 벗어난 그린란드, 월드컵 뛰는 덴마크에 착잡해하는 사연은[나우, 어스]
2026.03.26 16:59
국제 축구 무대 못 뛰는 그린란드, 스포츠 분야 ‘독립 요구’ 커져
“축구에선 독립 국가 인정받고 싶다”, “우리는 왜 응원만” 아쉬운 목소리
| 지난해 11월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덴마크와 벨라루스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예선 경기에 앞서 덴마크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덴마크가 한국이 속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의 마지막 한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가운데, 이를 보는 그린란드의 시선이 예년 같지 않다.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는 외교·안보를 덴마크가 담당하면서 국제 스포츠 분야에서도 ‘독립’을 못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야욕 사태를 겪으면서 독립에 대한 열망이 더 커진 터라, 덴마크의 월드컵 본선 도전을 보는 그린란드의 심경이 착잡하다.
미국 CNN 방송은 26일(현지시간) 이번 월드컵은 덴마크 국민뿐 아니라 덴마크로부터 2000마일 이상 떨어진 인구 5만7000명의 그린란드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여기에는 정치적 맥락이 자리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까지도 그린란드 병합 가능성을 언급하며 논란을 키운 이후,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관계는 국제 정치 이슈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덴마크는 오는 26일 오후 8시45분께(현지시간, 한국시간 27일) 코펜하겐에서 북마케도니아와 경기를 치른다. 덴마크가 승리할 경우 다음 달 1일 체코, 또는 아일랜드와 결승에서 맞붙어 월드컵 본선 진출국을 가린다. 덴마크가 본선에 최종 진출하게 되면 오는 6월 12일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한국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게 된다.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자치령으로, 행정은 자치권을 행사하지만 외교·안보는 덴마크가 담당하고 있다. 이에 그린란드 주민들은 대부분 국제 스포츠에서 덴마크를 응원해왔다. 그린란드 단독 팀으로는 국제 대회를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린란드는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가입이 거부됐고, 유럽축구연맹(UEFA)에도 가입할 수 없다. 유엔이 인정한 주권 국가가 아니기 때문. 덴마크 대표팀이 사실상 ‘대리 대표’ 역할을 하는 셈이다.
CNN은 “이 같은 구조는 정치적으로 양면성을 지닌다”며 “그린란드는 덴마크를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보호를 받는 대신, 국제 무대에서 독자적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고 전했다.
스포츠 경기를 볼 때 그린란드 국민들은 자치령에 머무는 한계를 실감하게 된다. 그린란드에서는 “덴마크가 이기면 우리가 이긴 것이고, 지면 그들(덴마크)만 진 것”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복합적인 감정이 존재한다고 전해진다.
그린란드 내부에서는 독립적인 정체성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민감한 외교·안보는 차치하더라도 스포츠 분야에서는 독자적인 팀을 꾸리고 싶다는 요구가 강하다. 그린란드 대표팀 주장 패트릭 프레데릭센은 “덴마크 대표팀에 그린란드 출신 선수가 거의 없는 점도 우리를 분리된 존재로 느끼게 한다”며 “축구에서는 독립 국가로 인정받고 싶다”고 토로했다.
현재 그린란드는 ‘응원하는 존재’에 머물러 있다. 장기적으로는 국제 무대에서 ‘직접 뛰는 주체’가 되는 것을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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