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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석유 45일 치, 국가 위험"…비상 걸린 필리핀의 선택은

2026.03.26 19:12

24일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
5년 만 러시아 원유 수입 결정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연료 가격이 급등하자 필리핀이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5년 만에 러시아산 원유를 다시 들여왔다.

중동 전쟁 이후 두 배 이상 상승한 기름값에 시위하는 필리핀 지프니 운전사들. (사진=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시에라리온 국적 유조선 ‘사라 스카이’가 러시아 ESPO 파이프라인(동시베리아-태평양 송유관)에서 공급된 원유 70만 배럴 이상을 싣고 지난 24일 필리핀에 입항했다고 보도했다.

사라 스카이호는 마닐라 인근 리마이 항에서 정박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러시아산 원유가 필리핀에 들어온 것은 5년 만이다.

필리핀은 수입 원유의 98%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이후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필리핀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재 석유 비축분은 약 45일치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밤 “국가 에너지 공급에 위험이 임박했다”며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통적 공급국뿐 아니라 중동 전쟁 영향을 받지 않는 다른 원유 공급처도 찾고 있다”며 “어떤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상사태 선언 기간은 1년이며 필요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필리핀 정부는 중동 이외 지역에서 원유를 조달하기 위해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국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연료와 식료품, 의약품, 농산물 등 생활필수품 공급을 유지하기 위한 종합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대중교통과 의료 서비스 유지를 위한 조치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현 단계에서 국민 생활을 직접 제한하는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에너지 공급 불안은 필리핀 항공 운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미 여러 나라가 우리나라 항공사에 항공유 공급을 거부했다”며 “장거리 비행은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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