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중관계 복원, 공통점 찾기 앞서 차이점 존중부터
2026.01.05 23:31
한중 정상이 작년 11월에 이어 불과 두 달 만에, 그것도 새해 벽두부터 만난 것은 한층 유동성이 커진 동북아 정세와 무관치 않다. 무엇보다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중일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한국의 지지를 얻겠다는 중국 측 계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월 중국 방문을 기해 북한과의 물꼬를 터보려는 한국 측 계산이 맞아떨어진 결과인 것이다. 두 정상은 각각 ‘하나의 중국’에 대한 지지와 북핵 해결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전격적인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압송 작전은 미중 패권 대결이란 세계 질서의 그림자를 이번 회담에 짙게 드리운 것도 사실이다. 미국이 자기네 뒷마당에서 압도적 패권을 수립하려는 데 맞서 중국도 ‘미수복 영토’라는 대만, 나아가 주변국에 더욱 강압적인 태도를 보일 공산이 크다. 더욱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의 지정학적 위기와 다단(多端)한 국제적 사변들”을 거론하며 핵무장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런 어수선한 정세 속에서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한 미중 간 ‘빅 딜’, 나아가 북-미 간 직거래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것은 기회이자 위기일 수 있다. 냉혹한 힘의 국제 질서 속에서 한국 외교가 비집고 들어갈 틈새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무리하게 욕심을 내선 안 된다. 한중 관계의 ‘전면 복원’을 얘기하지만 이제 그 시작일 뿐이다. 서해 불법 구조물 같은 묵은 갈등을 해소하는 데도 벅차 보인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 기조는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기본으로 하되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도 추구하는 것이다. 가까운 이웃이자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 재정립은 중요하지만 2017년 사드(THAAD)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조급증이 부른 ‘3불(不) 저자세 외교’ 논란을 잊어선 안 된다. 지금의 한중 관계에선 공통점을 찾는 것 못지않게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지혜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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