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나면 끔찍한 보복”… 협상설에 불안한 이란 개혁 시민들
2026.03.26 00:0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신정주의 정권을 협상 대상으로 인정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개혁을 꿈꿔왔던 이란 시민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들에겐 전쟁으로 계속 고통받거나 또다시 이슬람 정권의 억압에 시달리는 최악의 선택지만 남겨진 셈이다.
미 시사 잡지 디애틀랜틱이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이란 테헤란에 거주하는 샤가예흐(가명·32)는 “전쟁이 지금 당장 끝난다고 해도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를 모즈타바와 두고 떠나려는 건가”라고 말했다.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1400명 이상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와중에도 이슬람 신정체제의 붕괴 가능성만 바라보며 버텼는데, 이런 기대가 물거품이 돼버린 현실에 좌절감을 드러낸 것이다.
공습 초기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핵심 인사들이 속속 제거되며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던 시민들의 모습을 이젠 찾아보기 힘들다고 디애틀랜틱은 전했다. 최근 이란을 떠나 유럽으로 거처를 옮긴 멜리카(가명·21)는 “하메네이가 죽었을 때의 기쁨은 하루도 채 가지 않았다”며 “그 이후로 내가 느꼈던 감정은 오직 한 가지 두려움뿐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은 체제 전복을 바랐던 이란인들이 우려한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가 전쟁을 중도 포기하거나 이란 정부와 협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왔다. 신정주의 정권이 생존에 성공한다면 미국·이스라엘이 개입에 나선 명분 중 하나인 ‘개혁을 바라는 이란 시민들’을 상대로 더욱 잔혹한 통치를 일삼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3일 성명에서 반정부 시위가 재발하면 “1월(반정부 시위 때)보다 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히는 등 전쟁 중에도 개혁 세력에 대한 억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엔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3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멜리카는 “이 정권이 이렇게까지 강할 줄은 몰랐다”며 “전쟁이 끝나길 바라지만 일단 끝난다면 그들이 정말 잔인하게 나설 거라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샤르자드(가명·29)도 “전쟁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면서 “전쟁이 끝나면 정권이 더 악해질까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었던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외국의 개입을 지지했지만 전쟁 발발 후 입장이 달라지기도 했다. 샤르자드는 “그들(미국·이스라엘)의 의도는 정권이 유지되는지와는 상관없이 이란을 더 약화시키는 데 있는 것 같다”고 배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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