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수부대 투입 승인”… 이란 “과거 유가 다신 못볼 것”
2026.03.26 00:56
“美, 한달 휴전 후 종전 협상 검토”
미·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상 전투와 특수 임무 전문 공수사단에 중동으로 이동을 시작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24일(현지시각) 알려졌다. 이란은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에 ‘비적대국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지만, 미·이스라엘 관련 선박은 불가하다’고 공식 통보하고 미국에 대해 “과거와 같은 석유 가격은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본격 대화를 앞두고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각 ‘지렛대’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악시오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중동 지역 중재국들이 이르면 26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과 고위급 평화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이란과 한 달간 휴전 후 종전 조건 15개 항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미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느낀다”고 했는데, ‘출구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육군 제82공수사단 병력 3000여 명을 중동에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82공수사단은 명령 하달 이후 18시간 내에 투입되는 최정예 부대다. 그동안 이들이 지상전에 투입될 수 있다는 전망은 나왔지만 실제 중동 이동 명령이 내려진 것은 처음이다. 해병대 4500명도 곧 중동 지역에 도착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고문은 악시오스에 “트럼프는 한 손에는 합의를 위한 손을 내밀고, 다른 한 손에는 주먹으로 때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낙하산 강습 침투에 특화된 82공수사단은 페르시아만 내해의 이란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 작전 등에 투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란도 미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호르무즈 해협’ ‘유가(油價)’ 카드로 협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란 외교부는 IMO 회원국들에 보낸 서한에서 “미국·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 및 침략에 가담한 다른 참여국들의 선박은 통항 자격이 없다”며 ‘비적대적 선박’은 자국과의 협조하에 통과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가 전날 ‘호르무즈 해협 미·이란 공동 관리’ 기대를 드러냈지만, 이란은 해협 통제권이 자국에 있으며 이를 통해 국제 유가를 좌우할 수 있음을 과시한 것이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는 유조선 약 800척이 통과를 위해 대기 중이다. 25일 이란 중앙군사본부는 “중동 안정이 우리의 강력한 손에 의해 보장된다는 사실을 (미국이) 깨닫기 전까진 과거와 같은 에너지·석유 가격은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종전을 위한 협상은 이번주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이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미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에게 “새로운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미국과 협상을 승인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아라그치는 이란이 일시적인 휴전에는 관심 없으며, 전쟁 피해에 대한 보상과 경제 제재 완화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미측에서는 ‘26일 이슬라마바드 회담’설이 흘러나온다. 미국 측에서는 JD 밴스 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협상 시한에 대해서는 ‘4월 9일 종전 목표’ ‘한달간 휴전후 협상’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4월 9일’은 미·이스라엘의 최초 공습(2월 28일) 때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이란 당국의 40일 애도기간을 감안한 것이다.
이스라엘 채널12에 따르면 미국은 ▲핵 프로그램 전면 해체 ▲핵무기 개발 영구 포기 ▲이란 내 우라늄 농축 금지 ▲고농축 우라늄(60%) 약 450㎏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전 ▲나탄즈·이스파한·포르도 핵 시설 해체 ▲IAEA의 전면 사찰 허용 ▲중동 내 대리 세력 전략 포기 ▲대리 세력에 대한 자금·무기 지원 중단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행 유지 ▲미사일 규모 및 사거리 제한 ▲미사일 사용은 자위 목적에 한정 등 조건을 요구했다. 이란이 이를 수용할 경우 제시된 보상안은 ▲국제 제재 전면 해제 ▲민간 핵 프로그램(부셰르 원전 등) 지원 ▲제재 자동 복원(스냅백) 장치 폐지 등이다.
영국 가디언은 미국의 요구 사항은 지난해 핵 협상을 진행할 당시 제안했던 내용을 기반으로 한 것이며, 이란이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을 상당수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당시 미국 측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며 핵 협상이 무산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란 내부에서는 “미국의 진정성이 의심된다” “또 속임수 아니냐”는 반발 기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이란과 핵 협상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이스라엘과 함께 기습적으로 이란 핵 시설을 공습했고, 이번 전쟁 때도 비슷한 일이 되풀이됐다. 악시오스는 “이란 내부에서 ‘세 번 속을 수는 없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마크웨인 멀린 신임 국토안보부 장관 취임 선서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 측으로부터 “엄청난 금액의 가치가 있는 매우 큰 선물을 받았고, 그 선물이 뭔지 당신들에게 알리게 될 것”이라면서 “이미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느낀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란의 ‘선물’이 어떤 것을 의미하냐는 질문에는 “핵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며 “석유·가스와 관련된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흐름과 관련된 사안”이라고 했다. 반면 이란 측에서는 “미국에 어떠한 양보나 약속도 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중동 내 미국의 우방국에 대한 공격도 이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5일 이란에서 날아온 여러 대의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바레인에는 도심에서 사이렌이 울리며 시민들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하메네이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