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고려-송 벽란도처럼"…한중 기업인 600명에 협력 호소
2026.01.05 17:18
"역사로부터 이어져 온 벽란도 정신을 바탕으로 상품과 사람, 그리고 문화 교류의 돛을 달고 황해의 바람과 파도를 함께 가로질러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국빈 방중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한중 간판 기업인 600여 명이 자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겸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주요 재계 총수를 비롯한 400여 명의 우리 기업인과 런홍빈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 정위친 CATL 회장, 류융 텐센트 부회장 등 중국 측 기업인 200여 명 등이다. 이같은 한중 비즈니스 포럼은 2017년 이후 9년 만에 열렸다. 특히 중국의 경제 사령탑이라 할 수 있는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도 참석해 행사에 무게감을 더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포럼에서 한중 간 경제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900여 년 전 고려와 송나라의 교역을 예로 들며 당시 국제 교역의 중심지가 됐던 벽란도를 딴 '벽란도 정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제조업에서의 혁신과 협력, 더욱 활발한 문화 교류 등 두 가지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벽란도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공간을 넘어 양국의 사람과 기술, 사상과 문화가 오가던 교류의 장이었다"며 "고려는 이곳을 통해 인삼과 먹, 그리고 고려지를 송나라에 수출했고 송나라는 고려의 서적과 도자기, 차를 전하며 상호 보완적인 교역 구조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려의 종이인 고려지는 송나라에서 천하제일이라 불릴 만큼 그 품질을 인정 받았고 송나라의 문인들은 중요한 서적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릴 때 이 고려지를 사용했다고 한다"며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자면 고려지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지식과 문화를 생산하는데 필수적인 당대의 핵심 소재이자 전략 교역 품목이었다"고 말했다.
또 "고려와 송나라는 교역과 지식의 순환을 통해 자국의 발전과 문화적 성숙을 도모했다"며 "더욱 주목할 점은 외교적 긴장과 갈등이 있었던 시기에도 벽란도를 통한 교역과 교류는 중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지속적인 교류는 동아시아의 안정과 번영, 평화, 질서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고 오늘날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도 바로 이 벽란도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조업이라는 단단한 고려지 위에 서비스와 콘텐츠라는 색채와 서사를 담아 새로운 가치를 함께 써 내려가고, 그 성과가 다시 양국의 발전과 지속성장으로 이어지는 진정한 협력의 구조를 다시 만들 때"라며 "벽란도의 물길이 대륙과 해양을 하나로 연결했던 것처럼 오늘의 한중 협력도 산업 혁신과 안정적 공급망을 통해 서로의 강점을 잇고 각자의 시장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함께 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물을 건너는 데는 배가 필요하지만 배를 띄울지는 사람이 정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여기 계신 여러분이 한중 협력의 배를 띄워 주시기 바란다"며 "한국 정부도 양국 기업이 협력의 항로를 넓혀 가는데 필요한 제도와 환경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사갈 수 없는 이웃 관계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좋은 이웃은 천만금을 주고서라도 얻을 수 없을 만큼 귀하다고 하지 않나. 어려분이 바로 그 천만금보다 귀한 서로의 이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포럼에 앞서 소규모로 열린 사전 간담회에서도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이제 새로운 항로를 향해 가야한다. 늘 망설여지기 마련이지만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길은 끝내 찾아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인공지능(AI)이라는 미래 기술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협력도 가능하고 또 함께해야 한다. 생활용품, 뷰티, 식품 등 소비재와 영화, 음악, 게임, 스포츠 등 문화 콘텐츠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고 AI는 제조업, 서비스업 등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해줄 것"이라고 했다.
허리펑 부총리는 간담회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가 신뢰, 발전하는 관계가 되길 바란다"며 "포럼에 참석한 중한 기업들은 깊이있게 교류, 협력해 협력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새로운 단계로 올라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총리는 이어 포럼에서도 경제 유대 강화, 양국 국민들 간 상호 이해 증진, 다자 협력의 협조 등을 제안했다.
최태원 회장은 "오늘 포럼은 양국 기업과 국민들이 체감할 협력 방안 모색을 위해 마련됐다"며 "흔히 한중관계 방향을 논의할 때 구동존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다른 것을 존중하되 공통의 목표를 모색하자는 말이다. 오늘 이 자리가 두 나라 대표 경제인들이 서로 차이를 넘어 좋은 성장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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