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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 매파' 신현송의 한은, '정책 공조' 강조 이창용과 어떻게 달라질까

2026.03.25 15:30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다음달 20일 임기 만료)의 후임 후보자로 지명한 신현송(67)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의 통화정책 성향을 두고 ‘원칙주의 또는 실용주의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된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이창용 총재와 달리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시장에 안내하는 ‘포워드 가이던스’ 등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정부 정책과 긴밀히 공조해온 이 총재에 견줘 금융안정과 거시건전성 규제를 강조하면서 정부 재정·경제정책과 때때로 마찰이 생길 수도 있다는 평이 나온다.

25일 국내 증권회사 경제분석가들의 신 후보자에 대한 논평과 후보자 본인이 그동안 발표한 논문과 칼럼, 인터뷰 내용을 종합하면, 신 후보자는 저금리가 초래하는 자산가격 상승과 부채 누증이 복합적이고 연쇄적인 금융시스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을 일관되게 밝혀왔다. 임재권 케이비(KB)증권 분석가는 “신 후보자는 (통화정책 방향에서) 금융안정을 중시하면서 물가가 안정돼도 저금리로 자산 가격 및 부채 누증 같은 금융 불균형이 쌓이면 경제에 더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신 후보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으로 가계·기업은 물론 정부까지 차입을 통한 지출을 확대하면서 장기적으로 거시경제 시스템에 여러 문제와 불안이 누적됐다고 흔히 말해왔다.

지난 4년 동안 이창용 총재가 경제·금융 수장 협의체인 ‘F4 회의’(경제부총리·한은총재·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 및 기자간담회 자리 등에서 정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사이의 공조를 적극적으로 강조해왔다면, 신 후보자는 물가안정·금융안정을 중시하면서 때때로 정부 쪽과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평도 나온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분석가는 “신 후보자는 단순히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중앙은행의 역할을 강조하기보다는, 물가 상승이 고착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방어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저금리 정책이 재정 확대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좋지 않게 평가하는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이창용 총재가 정부 경제·재정정책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제시하면서 정책 공조를 지향했다면, 신 후보자는 사뭇 신중한 태도를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온다.



경제학자로서 신 후보자가 주로 실증 연구해온 주제는 은행·비은행 금융기관들 사이의 복잡한 부채 연결망에서 금융 불안이 연쇄적으로 증폭되는 메커니즘과 이를 통한 금융위기 징후의 사전 포착, 금융시스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거시금융정책 분야 쪽이다. 즉 이창용 총재에 견줘 경제 운용에서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는 건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인식하는 관점을 갖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인플레에 대응하는 통화정책 시야를 넘어, 금융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과도한 차입 레버리지를 제약하는 등 거시건전성 규제 정책에서 중앙은행의 역할 강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당장 최근의 중동 사태발 인플레 압력의 경우, 수요가 아닌 공급 요인에서 발생한 일시적 충격으로 보고 통화정책으로 즉각 대응하는 선택에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경제주체 사이에서 수요 측면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금리 인상을 통한 인플레이션 방어에 즉각 나서지는 않을 거라는 예상이다.

특히 그는 은행의 자금 조달구조에서 예금 이외의 외화 차입금, 부채 증권(은행채 등),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이른바 ‘비핵심 부채’가 급속히 증가할 때 금융시스템 취약성이 커진다고 말해왔다. 신얼 상상인증권 분석가는 “신 후보자는, 중앙은행이 물가안정뿐 아니라 금융중개기관들의 레버리지 사이클을 통화정책에서 주요 고려 대상으로 삼아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화정책의 핵심 축으로 통합할 것을 일관되게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에 대한 자본 규제와 관련해 대출자산의 위험가중치를 주로 측정·평가해온 기존 방식 이외에 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차입 부채(은행채 등) 비율을 추가 규제하자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신 후보자가 제안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향후 경제전망과 통화정책 경로(이른바 ‘포워드 가이던스’)를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제시해온 이창용 총재와는 스타일이 사뭇 달라,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통화정책 방향 관련 명확한 시그널을 주지 않는 태도를 보일 거라는 평도 있다.




신 후보자는 특히, 우리나라 같은 신흥국 소규모 개방경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의 영향력이 큰데다 달러를 축으로 한 글로벌 유동성 사이클에 취약한 터라 환율 및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적극 관리해야 한다는 시각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4월 청문회를 거쳐 총재 업무를 시작하면 통화정책 방향 결정에서 환율과 자본이동 변수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할 거라는 예상이 나온다. 환율은 저금리와 마찬가지로 은행의 대차대조표와 위험 추구 행태를 바꾸게 하면서 복잡한 레버리지(부채) 누증 과정을 초래할 수 있는 등 신흥국 금융 여건을 결정하는 주요 지표라고 신 후보자는 그동안 말해왔다. 신흥국 경제에서는 환율·저금리가 자산가격 상승과 하락을 연쇄적으로 일으키면서 이른바 ‘자기실현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통화정책을 전체 금융시스템 안정이라는 관점에서 결정하는 게 최적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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