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약왕' 박왕열, 전격 송환…경찰 "공범 등 실체 규명"(종합)
2026.03.25 08:17
경기북부경찰청서 박왕열 마약 범죄 수사
필리핀, 형 확정받고 복역해 송환 거절하기도
박왕열을 태운 아시아나 OZ708편은 새벽 필리핀 클라크필드를 출발해 오전 6시 34분께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야구 모자를 쓰고 회색 카디건을 입은 박왕열은 오전 7시17분께 출국장을 빠져 나갔다.
그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 무표정한 얼굴을 드러냈다. 손은 검은 천으로 덮인 수갑에 채워졌다.
그는 '송환 심경은 어떤지' '유가족에게 할 말은 없는지' '교도소 안에서 텔레그램으로 어떻게 활동한 건지' 등 취재진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경찰과 법무부 직원 수십명이 그를 에워싸고 호송차에 태웠다. 그는 인천공항을 출발해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로 이송됐다.
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필리핀 당국으로부터 닉네임 '전세계'로 대규모로 마약을 유통했던 박씨를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TF는 이번 임시 인도에 대해 한국과 필리핀 양국 정상회담의 성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유병석 외교부 영사안전국 심의관은 "지난 3일 마닐라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인도를 직접 요청했고 마르코스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 실현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화답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를 인도하는 과정에서 양국 간 마찰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연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은 "법무부는 2017년 살인 혐의를 두고 인도 청구를 했으나 필리핀은 피의자가 재판에서 형을 확정받고 복역하기에 사실상 거절했다"고 송환이 늦어진 이유를 밝혔다.
이어 "수감 중에도 국내에 마약을 유통하는 등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범정부 판단하에 마약 범죄에 한해 임시 인도를 청구했다"며 인도 청구 직후 필리핀 법무부장관과 면담을 통해 수차례 실무 협의를 진행하는 등 신속한 송환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피의자는 임시 인도 청구에 따라 인도된 것"이라며 "양국간 협의에 따라 임시 인도 청구서에 기재된 범죄 사실에 한해 수사와 재판이 이뤄질 것이고 종결되면 (필리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박씨가 연루된 먀약 유통 혐의 수사는 경기북부경찰청이 주도한다.
유승렬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은 "경기북부경찰청은 3개 경찰 관서의 피의자 관련 마약 범죄를 일체 병합해 집중 수사할 예정"이라며 "체포 당시 압수한 휴대전화 등 증거물을 충분히 분석하고 공범 조사 등을 통해 마약 조직의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박씨는 2016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바 있다.
그는 2017년 3월 탈옥한 뒤 두 달 만에 재검거, 2019년 10월 다시 탈옥에 성공했지만 2020년 현지 경찰에게 다시 덜미를 붙잡혔다.
2022년 4월 필리핀 법원에서 징역형(단기 징역 52년·장기 징역 60년)을 선고받은 그는 수감 중에도 '전세계'라는 텔레그램 닉네임을 통해 매달 300억원 규모의 마약을 국내에 유통하며 호화 교도소 생활을 한다는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사법정의 훼손과 모방범죄를 막기 위해 신속한 송환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에게 박씨의 임시인도를 직접 요청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법무부와 외교부, 국가정보원, 검찰청, 경찰청은 필리핀 당국과 협의해 송환 요청 한 달 만에 박씨를 인도받았다.
정부는 박씨를 수사기관에 즉시 인계해 마약 밀수입과 유통 혐의 등을 조사하고, 박씨가 가담한 마약 유통 조직의 실체를 규명하고 범죄수익도 추적해 환수할 방침이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박씨의 송환은 초국가범죄 근절을 위한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외교적인 노력에 따른 결실"이라며 "이 대통령이 보여준 결단력 있는 정상외교의 성과로 9년 넘게 교착 상태였던 인도 절차가 한 달만에 해결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씨의 송환은 해외에 숨어있는 범죄자라도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정부는 박 씨가 압송되는 즉시 모든 범죄 행위를 낱낱이 밝히고, 공범과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엄정히 단죄하겠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앞으로도 정부는 초국가 범죄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며, 범죄자가 지구상 어디에도 숨을 곳이 없도록 국제 공조망을 더 촘촘히 구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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