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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끝번호 따라 요일별 운행 제한…석탄발전-원전 늘리기로

2026.03.24 17:12

15년만에 공공부문 차량 5부제 등 에너지 절감 대책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 원유 안보위기 ‘주의’ 경보 발령에 따른 공공 차량 5부제 안내문이 붙어있다. 공공부문은 에너지절약을 실천하기 위해 25일부터 전기차와 수소차를 제외한 승용차 5부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한다. 2026.3.24 뉴스1
정부가 15년 만에 ‘공공부문 차량 5부제’를 시행한 건 중동발 에너지 수급 위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라”고 지시한 만큼 민간 승용차 운행 제한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민간까지 확대된다면 1991년 걸프전 이후 35년 만의 강제 조치가 된다.

정부는 공공부문 승용차 운행을 요일별로 제한하고, 상습적으로 정책을 어긴 직원에 대해선 소속 기관에 징계를 요청할 방침이다. 석탄 발전과 원전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 15년 만에 시행된 공공부문 5부제


24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공공부문에 대해 25일 0시부터 차량 번호판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별 운행을 제한하는 자동차 5부제가 의무화된다. 주말을 제외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닷새간 차량 번호 끝자리 숫자 10개를 2개씩 묶어 특정 요일에 해당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월요일에는 끝자리가 1, 6인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자동차 5부제가 시행되는 건 중동발 석유 수급 우려가 커졌던 2011년 이후 15년 만이다. 정부는 과거 자원 수급이나 경제 위기 등의 상황에서 승용차 운행 제한 정책을 추진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전국이 아닌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자동차 홀짝제(2부제)를 시행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에도 공공부문 자동차를 대상으로 2부제를 추진했다.

정부는 4회 이상 상습적으로 위반한 경우 징계를 내리도록 소속기관에 요청하기로 했다. 차량 5부제는 인구 30만 미만인 지역 등 교통 취약지에 대해선 일부 예외를 두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모든 공공기관에 자동차 5부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전기·수소차, 경차, 장애인 차량, 임산부와 유아 동승 차량 등은 적용에서 제외된다. 만약 장거리 출근자 등 차량 사용이 불가피한 경우 기관장의 허락을 맡도록 했다.

적용 대상은 공공부문 승용차 약 150만 대다. 정부는 하루 약 3000배럴의 석유 사용을 감축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 하루 석유 소비량이 280만 t에 달하는 걸 고려하면 효과는 제한적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절감 규모 자체보다 공공부문이 먼저 참여해 민간의 자발적 절약을 유도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교통 수요를 최대한 분산하기 위한 계획으로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 민간기업에 출퇴근 시간을 한시적으로 조정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민간의 참여는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HD현대가 차량 10부제를 도입하는 등 일부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정부 에너지 제한 조치에 동참하고 있다.

● 석유 사용 줄이고, 석탄-원전 이용률 높인다


정부는 차량 운행 제한과 함께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사용량을 줄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영향이 적은 날에는 석탄 발전 운전 상한 기준(80%)을 완화한다. 또, 정비 중인 원전 5기를 5월까지 재가동해 현재 73% 수준인 원전 이용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기후부는 석유화학업계 등 석유 사용량이 많은 상위 50개 기업에 대해선 자체적인 에너지 절감 계획 수립을 요청했다. 절감 목표를 달성할 경우 정부 융자 사업 등을 먼저 지원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올해 재생에너지 설비를 7GW 이상 신속히 보급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1.3GW 설치도 추진한다. 수송과 발전 부문을 동시에 관리하는 ‘종합 대응’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중동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는 26일부터 본격 가동된다. 정부 관계자는 “26일 청와대에서 첫 회의를 연 뒤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주 1회 이상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가 총괄하는 TF에는 외교부, 재정경제부, 산업통상부, 기후에너지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 기관들이 참여하고 각 부처 장관들이 회의에 직접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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