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에너지 위기 속 멀쩡한 원전 10기가 멈춰 있다
2026.03.25 00:21
정부와 민주당이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책의 하나로 현재 60% 후반인 원전 이용률을 80%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현재 국내 원전 26기 중 5기가 정비 중인데 5월 중순까지 전부 조기에 재가동하겠다는 것이다. 장기 비축이 불가능한 LNG를 사용하는 발전 비율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석탄 발전량을 설비 용량의 80%로 제한하는 규제도 해제하기로 했다.
국내 원전 가동률이 60%대까지 떨어져 있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5년의 여파가 아직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 원전 가동률은 2000년대 초반 90%대, 2020년대 초반에도 80% 안팎이었다. 그런데 문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원전 가동 연장 지연 등 온갖 원전 방해 정책을 5년 내내 시행했다.
그 여파로 지금도 고리 3·4호기, 한빛 1호기 등 4기가 40년 연한이 됐다고 연장 허가를 받느라 멈춰 있다. 고리 2호기는 3년째 중단 상태에 있다가 겨우 재가동 허가를 얻어 이달 말에야 재가동할 예정이다. 정비 중인 5기를 포함해 국내 원전 26기 중 10기가 멈춰 있으니 가동률이 60%대로 떨어진 것이다. 그러는 사이 우리 사회가 치르는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고리 2호기가 멈춘 동안 값비싼 LNG 발전 등을 하느라 든 비용만 수조 원이란 추산이 나와 있다.
지금 중동 전쟁이 휴전 된다고 해도 파괴된 에너지 설비가 완전히 회복돼 정상화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열려도 상당 기간 고유가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미국은 가동 중인 90여 기 원전 중 80여 기에 60년 운전 연장을 승인했고 일부는 80년 연장 승인까지 받았거나 심사 중이다. 프랑스는 60년, 후쿠시마 사고를 겪은 일본조차 ‘60년 플러스 알파’로 원전 운영을 확대하는 법 개정을 했다.
우리처럼 원전을 40년 쓰고 조기 폐쇄하거나 안전에 이상이 없는데도 연장에 시간을 끌면서 온갖 애를 먹이는 나라는 없다. 에너지의 94%를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에서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라도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연장 허가 대기 중인 원전들을 하루빨리 가동해야 한다. 우리가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인 원전을 왜 놀려야 하나.
한빛 2호기 운전 허가가 오는 9월 끝나는 등 2029년까지 6기가 추가로 가동 연한 심사 절차를 앞두고 있다. 지금 같은 속도로 가면 이 원전들도 가동을 중단한 채 심사가 끝나기를 기다려야 한다. 원전을 더 짓는 것도 시급하지만 있는 원전을 안전하면서도 최대한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허가 심사를 가동 중단 전에 미리 마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연장 기간도 10년이 아니라 선진국처럼 20년으로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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