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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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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AI 혁신의 방패, 사이버 보안

2026.03.24 18:22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사이버 공격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발표한 ‘2026 글로벌 위협 보고서’에 따르면 침투한 공격자가 내부 네트워크로 확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9분가량이었다. 가장 빠른 사례는 단 27초에 불과했다. 전년 대비 65%나 단축된 수치다. 인공지능(AI)이 공격의 설계자이자 실행 도구로 작동하면서 위협의 속도와 규모는 인간의 수동 대응 역량을 넘어서고 있다.

AI는 사이버 공격의 속도뿐 아니라 문턱도 낮추고 있다. 프로드지피티(FraudGPT), 웜지피티(WormGPT) 등 범죄용 생성형 AI가 구독형 서비스로 유통되면서 해킹은 더 이상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게 됐다. 공격 주체가 늘어난 만큼 방어가 감당해야 할 공격 면(Attack Surface)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위협은 외부 침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AI 시대에는 외부 경계를 넘어 시스템 내부의 연결구조까지 파고들고 있다. AI 에이전트 소셜 네트워크인 ‘몰트북(Molt book)’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AI 에이전트끼리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서비스 접근에 필요한 핵심 인증키, 즉 API 토큰 약 150만 개가 노출된 것이다. 이 사건은 초연결된 AI 환경에서는 단일 취약점이 대규모 인증정보 유출로 이어지고 시스템 전체의 신뢰를 흔드는 리스크로 확산할 수 있음을 뜻한다. AI 혁신의 속도가 곧 공격의 속도가 되는 구조 속에서 보안 패러다임의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스라엘은 미사일 방어체계인 ‘아이언돔’을 보유한 국가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강점은 물리적 방어에만 있지 않다. 국가사이버청(INCD)을 중심으로 AI 기반 조기 경보체계를 가동해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 위협을 선제적으로 식별하고 차단하는, 이른바 ‘사이버돔’도 함께 발전시켜 왔다. 탐지·분석·대응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방어체계가 핵심이다. 어떤 위협도 단일 방패에 기대지 않는다.

우리도 이러한 흐름에서 ‘AI 기반 사이버 쉴드 돔’ 기술개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보안 데이터·AI모델·에이전트·관리체계를 하나로 연결해 위협 정보 수집·분석·대응이 끊김 없이 작동하는 통합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기존 방어가 알려진 공격 패턴을 탐지하는 데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AI 모델이 파편화된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에이전트가 피해 확산 이전에 자동 방어하는 수준으로 나아가야 한다.

또 초연결 환경에서는 개별 조직의 보안 고도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오늘날 사이버 공격은 특정 조직 안에서 끝나지 않고 공급망을 따라 빠르게 확산한다. 공격이 확인되는 순간 정부·통신사·기업의 방어망 전반에 위협 정보가 즉시 공유되고 아직 피해를 보지 않은 조직도 동시에 경보를 받아 선제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 차원의 위협 정보 공유 플랫폼 구축과 산업별 실증 확대, AI 기반 방어 기술의 확산을 신속하게 추진해 ‘협력적 다층 방어체계’를 견고하게 구축해야 한다. 개별 조직의 분절된 방어 체계로는 초연결 시대의 복합 공격을 감당하기 어렵다. AI 혁신이 빨라질수록 위협도 거세진다면 사이버 공격 방어력이야말로 혁신을 지속하는 전제 조건이자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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