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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량제 봉투 대란
종량제 봉투 대란
주유소 이어 봉투대란까지…나프타 쇼크에 생필품 시장 비상

2026.03.24 16:30

[오유진 기자 ooh@sisajournal.com]

나프타 수급 차질에 가격 급등…재고 2~3주분 불과
위생백·종량제봉투 속속 품절…정부 "수급 개입 검토"


24일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다양한 크기의 종량제봉투를 판매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재료를 소분하고 밀봉할 때 필요한 비닐 랩이 없으면 디저트 가게에 밀가루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에요. 대체할 만한 수단도 마땅치 않아 휴게시간마다 마트를 돌며 비닐 랩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습니다."

24일 서울 중구 명동 인근의 한 생필품 할인매장. 이곳에서 만난 김아무개씨(30대)는 매장에 진열된 비닐 랩을 수십 개씩 장바구니에 담고 있었다. 인근에서 디저트 매장을 운영하는 그는 최근 중동 사태로 '비닐 부족' 우려가 확산되자 대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두쫀쿠'가 한창 인기일 때 화과자 케이스 가격이 한번 치솟았는데, 이번에도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 같아 재고를 준비해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동 분쟁으로 인한 해상망 마비가 유가 급등에 이어 에틸렌 등 플라스틱 시장까지 덮쳤다. 의약품 용기나 화장품, 비닐봉투 등을 만드는데 필요한 에틸렌의 원료인 나프타(납사) 수입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면서다. 우리나라는 나프타 수입분의 약 54%를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조달하는데, 해상망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나프타는 '산업의 쌀'로 불리는 원재료로, 공급 차질 시 석유만큼이나 파급력이 크다. 나프타를 정제하는 석유화학 산업은 물론 에틸렌·프로필렌 등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가전, 화장품, 포장재 등 전 산업으로 영향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프타 가격은 올해에만 2배 가까이 상승하며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3월20일 기준 나프타 가격은 연초 대비 99%, 전월 대비 65.9%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나프타 재고가 약 2~3주분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약 60일분이 비축된 원유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24일 롯데마트 온라인몰 제타에 자치구별 종량제봉투 상품이 품절 처리되어 있다. ⓒ 제타 캡처


봉투 없어 '쓰레기 대란' 벌어지나…불안 확산

이같은 불안감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생필품 사재기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위생백, 분리수거 봉투, 종량제 쓰레기봉투, 일회용 랩 등 장기간 보관해도 문제가 없는 물건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분위기다.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마스크 수급이 불안해지자 전 국민이 마스크 사재기에 나섰던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

대형마트·할인점, 다이소 등에서는 비닐 관련 제품이 일시 품절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도 감지된다. 시사저널이 24일 다이소에서 판매량이 상위권인 '뽑아쓰는분리수거봉투40매입' 제품의 매장 재고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181개 다이소 지점(가맹점 및 유통점 제외) 중 40.8%인 74곳에서 해당 제품이 일시 품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가 5개 이하로 남은 매장도 48곳(26.5%)에 달했다. 다만 다이소 측은 이에 대해 "매장 발주 상황에 따라 일시적인 품절이 발생했을 뿐, 현재 수급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종량제 봉투는 판매 채널이 다양하고, 실시간 재고 파악이 어려워 수급 불안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온라인몰에서는 일부 지역의 종량제봉투 상품이 품절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날 롯데마트 온라인몰 제타에서 서울 자치구별 종량제봉투 구매를 시도한 결과 광진구·은평구·동대문구 등 일부 지역에서 종량제봉투 묶음 상품이 품절된 상태였다.

업계에서는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나프타 공급 정상화까지는 최소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원료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국내에 도착하는 데 한 달가량이 걸리고, 이후 생산 현장에 투입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울 을지로에서 포장재 업체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원료 가격이 크게 요동치고 있어 기계를 가동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전쟁이 당장 오늘 끝나더라도 수급이 정상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불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중동발 리스크가 생필품 시장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응에 나섰다. 금주 중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 등 수급 불안에 적극 개입할 방침이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나프타 생산·도입 물량 보고 의무화, 매점매석 금지, 수출 제한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은 시도에도 수급 불안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긴급 수급 조정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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