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길어지면 바닥난다, 얼른 쟁여야”…때아닌 ‘쓰봉’ 사재기 몸살
2026.03.24 16:54
“마트 갔더니 없어” “1인당 1묶음만”
정부, ‘나프타 수출 제한’ 카드 꺼내들었다
이란 사태가 4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태의 불똥이 동네 마트와 편의점으로 튀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비닐봉투의 원료가 바닥날 것이라는 우려에 시민들이 ‘쓰봉’(쓰레기 봉투) 사재기에 나선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 사태를 계기로 비닐과 플라스틱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의 수급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55%는 국내에서 생산하지만 수입되는 물량의 절반 가까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거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을 받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국내 업계는 나프타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가 이란 사태 직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37곳 중 71.1%는 공급사인 석유화학 기업으로부터 합성수지 공급 축소 및 중단 가능성을 안내받았다. 원료 가격 인상 통보를 받은 업체도 92.1%에 달했다.
이에 업계에는 비닐봉투 제작 및 공급, 판매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종량제봉투를 판매하는 ‘종량제닷컴’은 공식 홈페이지 공지문을 통해 “최근 국제 정세의 영향으로 종량제봉투 제작부터 수급 및 입고 일정이 원활하지 못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종량제 봉투를 사재기하려는 조짐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쓰봉 대란’이 올 수 있다는 말에 불안해서 마트에서 한묶음 사왔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종량제 봉투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몰려들면서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 품절 사태가 빚어지기도 하고 있다. “마트에 갔는데 20리터, 10리터 모두 품절이었다”, “매장 직원이 언제 입고될 지 모른다고 한다” 등의 후기도 이어졌다.
판매처에서 1인당 구매 개수를 제한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 사는 A씨는 “마트에 갔더니 종량제 봉투를 1인당 1묶음씩만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파주시에 사는 B씨는 “편의점에 갔는데 1인당 한묶음도 아니고 다섯장만 주더라”라면서 혀를 내둘렀다.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는 ‘수출 제한’ 카드를 뽑아들었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주 안으로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프타는 수출 물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수출 물량을 제한해서 석유화학 기업 중심으로 돌리면 가동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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