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제봉투 1년치 구매”… 나프타 쇼크에 ‘사재기 대란’ 위기
2026.03.24 11:54
당국 ‘4월 위기설’ 선그었지만
소비자·자영업자 불안감 커져
일회용컵·생리대 등 품절사태
“사재기 못 잡으면 진짜 위기
정부 수급대책 제시 서둘러야“
“비닐값이 오른다고 해서 일단 6개월 치는 주문해놨는데, 지인은 2년 치를 샀다고 하네요. 2년 치면 비닐이 변색될 것 같은데 사재기한 다른 분들은 어떠세요.”(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정부가 대체 물량 확보와 비축유 방출 등을 통해 원유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4월 위기설’에 선을 그었지만, 실물경제는 공장 셧다운 위기에 이은 사재기 확산 조짐으로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일선 생산현장에서는 원료 수급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사재기 사태까지 번지면 정말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는 곧 심리’인 만큼 정부가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과 소통으로 불안 심리를 잡아야만 사태가 ‘사재기 대란’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란 전쟁으로 비닐과 플라스틱, 합성섬유 등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사재기 심리가 급격히 퍼지고 있다. 비닐봉지 등 제작업체들이 확보한 원료가 1∼2개월 치밖에 남지 않았다는 소문이 돌자 소비자들은 비닐봉지와 쓰레기 종량제봉투, 생리대 등 소비재를 미리 사들이고 있다. 자영업자들도 플라스틱 용기, 일회용 컵 등 제품을 6개월 이상 치씩 사재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평소 종량제 봉투를 연간 50개 정도 쓴다는 서울 서초구 주민 권모 씨는 지난주 20개짜리 3개 묶음으로 총 60개를 구매했다. 경기 파주시에 사는 박모 씨는 묶음을 구할 수 없어 낱장으로 종량제 봉투를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최근 온라인과 SNS상에는 사재기 경험이나 사재기로 인한 피해 사례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천안지역 한 맘카페에선 “마트에는 아예 비닐봉투가 없더라”는 글이 올라왔다. 스레드에는 “쓰레기봉투는 이미 사뒀고, 생리대 1년 치 여분도 주문했다” 등의 게시글이 게재됐다. 이 밖에 기름, 세제, 화장품 등 생필품 분야 전반으로도 사재기 심리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생산 현장도 아우성이긴 마찬가지다. 서울 중구 필동에서 포장재 납품 사업을 하는 이모 씨는 “폴리백 업체들이 전쟁 핑계를 대고 비싼 가격에 팔기 위해 재고를 쌓아놓고만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수도권에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납품 중인 A 사의 부사장은 “20년간 업계에 있으면서 원료 수급이 안 된다는 경험은 처음”이라며 “t당 130만 원대인 봉투 원료 폴리에틸렌이 5월부터 많게는 100만 원 인상된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우려했다. 이 부사장은 “가수요(사재기)가 붙어버리면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수 있어 시민들이 최소 수량만 비축해야 고비를 넘길 것”이라고 토로했다.
서둘러 불안 심리를 잠재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재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가 섹터별 재고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수급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계는 이날 오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중동 사태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거래 불확실성과 원가 급등 등으로 문제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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