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한달]종전해도 '고유가 후폭풍' 덮친다…스태그플레이션 경고
2026.03.24 11:19
"이란과 거의 모든 쟁점 합의"
전쟁 끝나도 경제 전망 암울
설비 복구만 최소 3~5년 소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전망도이란과의 전쟁 한 달(지난달 28일 개전)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란과 대부분의 쟁점에 합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란은 "미국과 협상한 적 없다"며 반발했으나 시장은 종전 기대감에 반색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지 말 것을 조언했다. '고유가'라는 전쟁 후폭풍이 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리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유가로 물가가 뛰면 기준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경기가 꺾이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종전 기대감에 환호했으나…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종전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38%,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1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8% 뛰었다. 국제 유가는 일제히 폭락했다. 전 거래일 대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 하락한 배럴당 88.13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11% 떨어진 99.94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장중 한때 브렌트유 기준 13%, WTI 기준 12%까지 급락했다.
이날 오전 7시께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글이 계기가 됐다. 그는 미국과 이란이 협상 중이며 이란 발전소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은 5일간 중단하겠다고 적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등 미국 대표단이 이란의 최고위급 인사와 전날 저녁까지 협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면서 이란의 '핵무기 포기'를 비롯해 "거의 모든 쟁점에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장은 반색했지만, 종전 기대감이 커진 것이라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최후통첩 데드라인이 27일까지로 미뤄졌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금부터 48시간 내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미국과 이란이 협상에 성공해도 시장은 전쟁의 상흔을 한동안 안고 가야 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전쟁이 시작되기 전의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이 하루 1100만 배럴(약 10%) 이상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1973년과 1979년의 석유 파동으로 인한 하루 감소량(1000만 배럴)을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다. 특히 그는 천연가스 공급에 더 큰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번 전쟁으로 카타르의 LNG 수출량은 약 17%가 손실됐다. 설비 복구에만 최소 3~5년이 걸릴 전망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대대적으로 협상 과정에 대해 밝힌 것도, 이 같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마르코 파픽 BCA리서치 수석전략가도 "이 문제가 향후 7~10일 안에 해결되지 않으면 전 세계 경제가 팬데믹과 같은 방식으로 마비될 수 있다"며 "오늘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물 경제가 벼랑 끝에 몰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미즈호의 채권 전략가인 조던 로체스터도 "위험 관리를 하려는 모든 사람에게 끔찍한 하루였다"며 "가장 어려운 부분은 전쟁 자체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백악관의 발표 내용과 시장이 그에 어떻게 반응할지를 예측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고민 깊어진 Fed, 고개 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고유가 시대가 열리면 미국의 통화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휘발유 가격은 기대 인플레이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항목 중 하나다. 에너지 가격이 높게 유지되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흔들리면 실제로 물가를 높일 수 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글을 올리기 직전 방송에서 12월 기준금리 전망이 상당히 명확하게 '인상'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하려던 참이었다"며 "지금은 물가 안정이 고용보다 우선순위에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보다 높은 수준으로 고착된 상황에서 유가 상승 충격까지 더해지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와치에 따르면 오는 10월 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14.3%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에는 0%였다. 이런 우려는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달 FOMC에서는 단기 인플레이션 전망이 악화했다. Fed는 올해 말 개인소비지출(PCE)이 2.7%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말 예상했던 2.5%보다 높은 수치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캐서린 루니 베라 스톤엑스 그룹 수석 시장 전략가는 "시장은 조만간 나타날 스태그플레이션 영향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분쟁이 길어질수록 유가는 더 높이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관세의 영향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고,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하고 에너지 가격이 더 상승한다면 인플레이션은 적어도 올해 내내 더 높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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