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제봉투 싹 쓸어갔다"…중동발 '비닐 대란' 조짐
2026.03.24 05:00
“비닐 대란 우려에 생선 담을 봉지 2만장 미리 사”
일회용품을 일상적으로 쓰는 카페·식당 등 자영업자들도 일회용품 가격 걱정에 속을 앓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56)씨는 “2000원짜리 저가 커피 장사를 하는데, 지금 분위기면 현재 100원대인 플라스틱 컵값이 200원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매출 10%가 컵값인 셈”이라며 “컵값이 오르기 전에 미리 더 사 놓고 싶지만, 도매상들이 물량이 없다며 판매량을 조절하고 있어 그마저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플라스틱 용기를 많이 쓰는 배달 전문 업체들은 용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배달대행 업체 부릉은 이날 자사 이용 자영업자들에게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로 플라스틱 원료 재고가 2주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용기·빨대·숟가락 등 조기 품절 및 가격 인상이 예상되니 미리 재고를 확보해두길 권한다”고 안내 문자를 보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강모(66)씨는 “포장 용기 하나당 400원 정도인데 만약에 500원이나 600원으로 오르면 부담이 엄청나다”면서 “배달비만 해도 4000~5000원 수준인데 최소주문비 1만1000원짜리 팔면 남는 게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약국서도 “약 포장지 값 오를까 우려”
서울 서대문구에서 대형 약국을 운영하는 박모(53)씨는 “포장재 도매상에게 약 포장지값이 오를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다른 것도 아니고 약인데, 포장지값이 비싸진다고 아무거나 쓸 수도 없어서 다음번 주문 땐 받을 수 있는 최대치를 사두려고 한다”고 했다.
‘종량제 봉투 매대 비었다’ SNS 글
종량제 봉투를 중심으로 시민 불안이 확산하자 서울시는 이날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종량제 쓰레기봉투 생산·유통 과정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서울 한 자치구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단기적으로는 비축분이 있어 종량제 공급 부족까지는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우리뿐 아니라 다른 구들도 종량제 봉투 비축분을 정확히 확인 중”이라고 했다.
나프타 가격 급등, 비닐·플라스틱 수급 비상
여기에 전쟁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으로 달러 대비 원화 값도 급락하면서, 우려는 더 커졌다. 해외에서 전부 수입하는 나프타는 원화 값이 급락하면 가격이 더 치솟을 수밖에 없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값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6.7원 내린(환율은 상승) 1517.3원으로 집계됐다.
“세금 감면, 대체재 확보 검토해야”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분쟁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현지 공급망부터 물류·보험 등 여러 인프라가 회복되기 위해선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석유와 관련 제품의 공급망 문제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급망 문제라고 하더라도 피해는 결국 영세 자영업자까지 이어진다”며 “세금 감면부터 대체재 확보 등 정부가 여러 정책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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