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관의 뉴스프레소] '김건희 무혐의' 처분 전 무죄 판례 검토한 서울중앙지검장 수사
2026.03.24 07:16
| ▲ 3월 24일 경향신문 1면 기사. |
| ⓒ 경향신문 |
1) '김건희 무혐의' 처분 전 무죄 판례 검토한 서울중앙지검장 수사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23일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 무마 정황을 포착하고 검찰의 주요 기관 5곳을 동시 압수수색했다.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팀에 무죄 판례 검토를 지시한 메신저 내용이 핵심 증거로 부상했다.
특검팀은 이날 검찰청 정책기획과·정보통신과·반부패 2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2부, 대전지검 공주지청장실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영장에는 직권남용 혐의가 적시됐고 피의자는 성명 불상자로 기재됐다. 김지미 특검보는 "(민중기 특검팀이) 앞서 중앙지검을 압수수색한 자료를 받아봤는데, 미진한 부분이 있어 추가로 압수수색한 것"이라고 밝혔다.
JTBC에 따르면, 이창수는 도이치모터스 김건희 수사팀에 "보이스피싱 현금 인출책이 무죄를 받은 판례를 검토해보라"는 취지의 내부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보이스피싱 인출책은 주범이 아닌 조력자라는 점에서 주가조작 방조와 공통점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창수가 수사팀에 메시지를 보낸 것은 2024년 9월 12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서 전주 역할을 한 손아무개 씨가 2심에서 방조죄가 인정된 뒤인데, 당시 손씨의 유죄로 김건희를 무혐의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 시점이었다. 특검팀은 이창수 등이 무혐의 결론을 정해 놓고 그에 맞게 논리를 만들어 내려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창수의 서울중앙지검 부임 직후 불기소 결정서에 준하는 문건이 사전 작성된 정황도 주목하고 있다. 문건 작성 시점은 불기소 처분인 2024년 10월 17일보다 5개월 가량 앞서며, 김건희 조사는 같은 해 7월 20일 이뤄졌다. 조사 전에 무혐의 논리를 먼저 만들었다는 의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민중기 특검팀은 앞서 무혐의 결론이 담긴 수사보고서가 완성 후 수십 차례 수정된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보고서를 완성 후 임의 수정할 경우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가 적용될 수 있지만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특검팀은 이창수와 조상원 당시 서울중앙지검 4차장 등을 출국금지 조치한 상태다. 이창수는 "판례 검토는 사건 처분의 완결성을 위해 당연히 거쳐야 하는 절차"라고 해명했다.
2) 대전 공장 참사 이면에 '감독' 손 놓은 정부 있었다
14명의 사망자를 낸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공장 화재가 일어났을 때, 불법 증축 구조물이 인명 피해를 키웠음에도 이를 사전에 감독할 정부기관들의 역할이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구청은 서류 검토만 하고, 소방당국은 민간 자체 점검에 의존하는 구조가 참사의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참사를 키운 것은 공장 동관 2층의 5.5m 높이 공간을 쪼개 만든 복층 구조다. 정면은 막혀 있고 옆으로는 작은 창문만 있어 대피로가 사실상 없었다. 안전공업은 본관 1층 사무 공간(9000여㎡)도 2003년 2층 높이로 불법 증축했는데, 20여 년이 지난 지난해에야 민원 신고로 뒤늦게 적발됐다.
대전 대덕구는 해당 건물의 증·개축 허가권을 가지고 있는데, 참사 발생 전까지 2.5층 휴게 공간의 존재를 몰랐다고 밝혔다.
대덕구 주택경관과 관계자는 한겨레에 "통상 증축 허가를 할 때 서류로만 검토하고, 민원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준공 뒤 구청에서 직접 현장을 나가 확인하진 않는다"며 "일일이 확인할 인력도 여력도 없다"고 말했다.
소방 점검 체계도 위험을 걸러내지 못했다. 남득우 대덕소방서장은 "해당 사업장은 민간 업체를 통해 자체 점검하는 곳이었고, 소방서에선 자체 점검 서류만 검토했다"며 "소방안전 점검 업체가 소방시설 설계도면을 놓고 안전점검을 하는지는 우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1월 안전공업이 1등급 위험 물질인 금속 나트륨을 허가 물량(200㎏) 초과 반입했다는 내부 고발이 접수돼 지난달 시정조치가 이뤄진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이 때문에 소방청과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등 유관 부처와 지자체가 함께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환경을 교차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산업안전·소방 관할 부처와 지자체가 2중·3중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소방이나 다른 기관이 위험 요소를 발견하면 해당 관할 기관에 즉시 전달해 조치하도록 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3) 전쟁 장기화 전망에 '비닐대란' 조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로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비닐·플라스틱 대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서울 시내의 일부 편의점에선 종량제 쓰레기봉투 매대가 텅 비는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자영업자들은 포장 용기 품귀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생선 가게를 운영하는 최아무개(42)씨는 중앙일보에 "비닐 가격이 오를 거란 뉴스를 보고 검은색·흰색 비닐 총 2만장을 사서 쟁여뒀다"며 "6개월~1년치 분량인데, 생선은 비닐봉지가 없으면 장사를 접어야 해서 미리 산 것"이라고 말했다. 영등포구 중식당 주인 강아무개(66)씨도 "포장 용기 한 개당 400원 정도인데 만약 500원이나 600원으로 오르면 부담이 엄청나다"며 "배달비만 해도 4000~5000원 수준인데 최소 주문비 1만1000원짜리를 팔면 남는 게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배달 대행업체 '부릉'은 자사 이용 자영업자들에게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로 플라스틱 원료 재고가 2주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용기·빨대·숟가락 등의 조기 품절과 가격 인상을 경고하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서울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비축분이 있어 종량제 공급 부족까지는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다른 구들도 종량제 쓰레기봉투 비축분을 정확히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인터넷에는 편의점 종량제 봉투 매대 사진과 함께 "누가 정말 쓰레기 봉투를 싹 쓸어갔다, 어디서 사야 하나"라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서울시는 23일 비상 경제대책회의를 열어 종량제 봉투 생산·유통 과정 점검에 나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나프타 국제 가격은 올해 1월 첫 주 배럴당 56.9달러에서 지난주 129.7달러로 약 127.9% 급등했다. LG화학은 나프타 수급 차질을 이유로 전남 여수 2공장 가동을 23일 중단했다. 업계는 현재 재고로 다음 달까지 버티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4) '두쫀쿠', '봄동비빔밥' 이어 '버터떡', 짧아지는 유행 주기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와 봄동비빔밥에 이어 버터떡까지 음식의 유행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버터떡은 찹쌀 반죽에 우유와 버터를 넣어 구운 중국 상하이 유래 디저트로, 소셜미디어를 타고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
구글 트렌드 기준으로 검색어 증가 추세가 꺾이는 데 두쫀쿠는 석 달, 봄동비빔밥은 한 달, 버터떡은 열흘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유행이 워낙 빠르게 바뀌다 보니 관련 제품을 파는 자영업자들의 고충도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황아무개(48)씨는 중앙일보에 "두쫀쿠와 버터떡은 원래 주력 메뉴가 아니었지만 SNS에서 유행하는 걸 안 따라가면 손님이 안 올 것 같아 팔게 됐다"며 "재료를 미리 대량으로 사두자니 갑자기 인기가 식었을 때 처리가 어렵고, 구매를 미루자니 원재료 가격이 급등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의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김아무개(36)씨는 부랴부랴 '버터떡'을 팔기 시작했지만 유행 초기에 하루 최대 200개까지도 팔리던 수요가 2주도 안 돼 절반으로 떨어졌다. 김씨는 "트렌드 전환 속도가 워낙 빨라 하루하루 생산량을 정해두기 어려울 정도고 재고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고 털어놨다.
소셜미디어 중심의 소비 구조와 '포모 현상'이 유행 주기를 단축시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동현 음식 칼럼니스트는 조선일보에 "코로나 이후 우리나라는 다양한 식품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설비 규모와 속도를 갖추게 됐다"며 "두쫀쿠 대란을 겪은 식품 공장들이 자신의 역량으로 유행을 따라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여러 경로로 다음 아이템을 찾아 빠르게 유통하는 추세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5) '화이트 워싱' 논란 휘말린 BTS '아리랑'
방탄소년단(BTS)의 새 앨범 홍보용 애니메이션 트레일러(예고편)가 '화이트워싱' 논란에 휘말렸다. 미국 흑인 명문대인 하워드대를 배경으로 했는데, 등장인물 대다수가 백인으로 묘사됐기 때문이다.
해당 영상은 1896년 조선 청년 7명이 하워드대로 유학해 아리랑을 녹음했다는 워싱턴포스트 기사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그런데 BTS가 교정에서 아리랑을 부르는 장면에서 주위에 몰려든 인물 8명 중 흑인은 2명뿐이고, 그마저도 뒷줄에 배경처럼 서 있다. 하워드대는 인종차별로 대학 입학을 거부당했던 흑인들을 위해 설립된 대학이다.
자신을 BTS 팬덤 아미라고 소개한 흑인 여성 베벌리 라일스는 경향신문에 "영상을 보는 순간 큰 충격을 받았다"며 "하워드대의 모습은 단순한 창작적 재해석이 아니라 모욕적"이라고 밝혔다. 라일스는 BTS 소속사 하이브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너무 정치적이지 않게 만들려 한 의도 때문일 것이라며 "한국의 문화 보존을 이야기하는 콘텐츠가 흑인 문화유산을 지워버렸다는 점에서 많은 흑인 공동체 구성원들은 아이러니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유아 프로그램 제작자 니키 윌리엄스도 "이번 트레일러를 무지의 사례로 비판하겠지만, 이런 방식으로 흑인 문화가 다뤄지는 것을 볼 때마다 고통스럽다"며 "하이브는 피드백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K팝 내 흑인 팬덤은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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