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협상 택한 트럼프…이란측 협상대표는 누구?
2026.03.24 03:51
이란 “협상 없다” 반박…“시장 안정용 메시지” 주장
제3국 통한 간접 소통 단계…IRGC 실권 속 협상 불확실[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력시설에 대한 공습을 돌연 유예하고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중동 전쟁이 외교 국면으로 전환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협상 상대와 진행 여부를 둘러싼 양측 입장이 정면으로 엇갈리면서 ‘협상 실체’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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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란이 핵무기 개발 포기, 우라늄 농축 중단,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핵심 사안에 동의했다고 언급하며 “이행된다면 전쟁은 끝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자들과 만나 “매우 강력한 협상이 진행됐다”며 “거의 모든 주요 쟁점에서 합의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란 측은 즉각 이를 부인했다. 이란 외무부와 정치권은 “미국과 어떠한 협상도 진행된 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시장 안정을 위한 메시지”라고 반박했다.
양측 입장이 엇갈리면서 실제 협상 여부와 상대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악시오스 등 외신들을 종합하면 미국 측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를 중심으로 이란 측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가 주요 창구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경받는 고위 인사(top person)”가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갈리바프는 이란혁명수비대(IRGC) 출신으로 테헤란 시장을 지낸 뒤 현재 의회를 이끄는 핵심 인물이다. 전시 상황에서 영향력이 확대되며 대외 메시지 조율에 관여하는 ‘정치권 창구’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러한 접촉이 실제 협상으로 이어졌는지는 불분명하다. 현재까지는 이집트·터키·파키스탄 등 제3국이 양측 메시지를 전달하는 간접 소통이 이뤄진 수준으로, 직접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갈리바프 의장이 미국과의 협상설을 강하게 부인한 게 이를 반증한다. 그는 “미국과 어떠한 협상도 진행된 바 없다”며 “가짜 뉴스가 금융시장과 유가를 조작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빠진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르면 전화 통화나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의 회담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지만,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란 내부 권력 구조 역시 협상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전쟁 이후 외교·안보 의사결정 권한이 외무부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C)로 이동했다고 보고 있다. IRGC는 군사 작전뿐 아니라 외교 전략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권력 축이다.
이 때문에 갈리바프 등 정치 인사가 협상 창구로 나서더라도, 실제 결정권은 군부가 쥐고 있는 ‘이중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내부에서도 상황 인식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접촉하는 인물이 정권을 대표한다”고 주장했지만, 미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이란 내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협상 기대감이 선반영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습 유예 발언 이후 미국 증시 선물은 상승하고 국제유가는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일부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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