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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시리아 고문 기술자, 마침내 美서 죗값 치른다

2026.03.24 00:46

알아사드 시절 교도소장으로 근무
수감자를 타이어에 구겨 넣고 구타
‘마법의 양탄자’로 허리 꺾어 악명
과거 숨기고 美 이주했다가 덜미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 당시 교도소장을 지내면서 정치범 등 수감자들에게 고문을 가한 혐의로 기소된 사미르 우스만 알셰이크에 대한 재판에서 피해자들은 법정에서 ‘마법의 양탄자’ 등 잔혹한 고문 기구에 대해 증언했다. 사진은 지난 2011년 7월 알셰이크(왼쪽)가 자신을 주지사로 임명한 알아사드와 만나는 모습. /미국 법무부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 치하에서 교도소장을 맡아 수감자들을 가혹하게 고문했던 정권 실세가 미국에서 단죄받게 됐다. 과거를 숨기고 미국인으로 귀화하려다 꼬리를 밟혀 최장 100년형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알아사드 정권 당시 수감자들이 겪었던 신체적·정신적 고문 실태도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미 법무부와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검은 23일 고문, 이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시리아 다마스쿠스 중앙교도소(아드라 교도소) 소장 사미르 우스만 알셰이크(73)에 대해 배심원단이 유죄로 평결했다고 발표했다. 알셰이크는 2005~2008년 소장을 지내며 이곳에 수감된 반체제 인사 등을 대상으로 가혹한 고문을 주도한 혐의, 이를 숨기고 미국으로 들어와 시민권을 취득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알셰이크는 교도소장직을 마친 뒤엔 주지사로 임명될 정도로 알아사드의 신임이 두터웠던 인물이다.


아드라 교도소는 미 정보 당국과 국제 인권단체들이 ‘고문의 본산’으로 지목해온 곳이다. 알셰이크에 대한 수사·재판 과정에서 나온 피해자 증언 등을 종합하면, 알셰이크는 소장 시절 일부 수감자를 ‘13동’으로 불렸던 독방 구역에 격리시키고 고문을 주도했다. 간수들은 손목에 수갑을 채운 수감자를 천장에 매달고 주먹이나 케이블로 마구 때렸다고 한다. 한 피해자는 “매달려 있던 며칠 동안 사지가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자동차 타이어 안에 수감자의 몸을 구겨 넣고 구타하기도 했다.

증언을 통해 그림으로 재구성한 ‘마법의 양탄자’. 두 개의 나무 판자에 수감자를 눕히고 발로 눌러서 허리를 꺾는 방식이다. /U S Court News Service

가장 악명 높았던 것은 ‘마법의 양탄자’ 고문이었다. 한쪽이 경첩으로 이어진 두 개의 큰 나무판 사이에 몸을 반으로 접은 수감자를 밀어 넣고, 신체를 짓눌러 허리를 꺾고 극심한 고통을 유발하는 수법이다. 알셰이크가 직접 판자를 발로 눌러서 허리를 꺾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신적 고문도 상당했다. 반체제 인사를 지지하는 편지를 썼다가 눈 밖에 난 수감자는 강제로 붉은 점프수트(상·하의가 연결된 옷)를 착용해야 했다. 형 집행을 앞둔 사형수의 복장이어서 이 옷을 입는 수감자는 당장 죽을 수 있다는 공포에 시달렸다.

알셰이크는 알아사드 정권이 건재하던 2018년부터 미국행을 추진했다. 2년 뒤 미국 비자를 얻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정착해 영주권을 얻었다. 2023년 시민권 취득 과정에서 이력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사실이 드러났고, 2024년 7월 로스앤젤레스 공항 출국장에서 체포됐다.

당시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이민 사기와 시민권 취득 사기뿐이었다. 그러나 그해 12월 알아사드 정권이 축출되고 나흘 뒤, 고문에 직접 가담한 혐의 세 건과 고문 공모 혐의 한 건이 추가됐다. 법무부·검찰은 고문 및 공모 혐의에 대해 각각 최장 징역 20년, 이민·시민권 취득 사기에 대해 각각 최장 10년이 선고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혐의별로 형량을 단순 합산하는 미국 사법제도 특성상 최장 징역 100년까지 선고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외국인이 자국에서 벌인 인권 탄압을 처벌·제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엔 감비아 전 군부 인사가 징역 67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자국에서 고문을 자행한 외국인이 미국 법원에서 단죄된 첫 사례였다.


이번 재판이 알아사드 독재를 비호했던 이란 정권에 대한 경고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리아에서는 1971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하페즈 알아사드와 2000년 권력을 승계한 아들 바샤르 알아사드 부자(父子)의 독재가 53년간 이어졌다. 알아사드 세력의 주축은 인구의 13%에 불과한 이슬람 범(汎)시아파였지만, 이들은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권력을 유지했다.

알아사드 정권은 ‘아랍의 봄’ 여파로 2011년 발생한 내전과 극단주의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IS)의 발호로 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이란의 도움으로 버텼다. 그러나 2023년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기습을 받고 전쟁을 시작한 이스라엘이 그 후원 세력인 이란까지 겨냥하면서 알아사드 정권도 흔들렸다.

결국 2024년 12월 시리아의 다수 종파인 수니파를 주축으로 하는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에 입성하고, 알아사드 일가가 러시아로 도주하며 정권은 막을 내렸다. 시리아의 현 집권 세력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접촉면을 넓히며 정권의 정통성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알아사드 정권의 인권 탄압에 대한 단죄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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