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은 '자산', 디에이치는 '상품'…삼성물산·현대건설 상이한 브랜드 전략
2026.03.23 09:47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주택 브랜드를 운용하는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을 자산으로 편입해 단일 브랜드에 가치를 축적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반면, 현대건설은 '디에이치(THE H)'와 힐스테이트를 상품형 브랜드로 나눠 운용하며 시장을 세분화하고 있다. 같은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라도 하나는 '쌓는 자산', 다른 하나는 '시장에 맞춰 쓰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접근 방식이 갈린다.
◆삼성물산 '래미안', 브랜드 넘어 재무적 자산으로 관리
삼성물산은 래미안을 단순 분양 브랜드가 아닌 기업 자산으로 관리하고 있다. 2000년 1월 국내 최초 아파트 전문 브랜드로 출범한 래미안은 2015년 제일모직과의 합병 과정에서 사업결합 회계처리를 통해 상표권 등 형태로 무형자산에 편입됐다. 현행 회계기준(K-IFRS)상 기업이 스스로 만든 자가 창출 브랜드는 자산 인식이 어렵지만, 삼성물산은 합병 당시 매수법을 적용해 브랜드 가치를 공정가치로 반영했다.
이후 래미안은 별도의 현금창출단위(CGU)로 분류돼 관리되고 있다. 할인율과 성장률 등을 반영한 가치 평가와 손상검사가 이뤄지면서 독립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전제로 한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 래미안은 단일 브랜드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집중시키고 그 가치를 장기적으로 축적하는 구조다.
다만 실적 집계는 브랜드가 아닌 사업 기준으로 이뤄진다. 삼성물산의 2025년 말 기준 건설계약 총 도급액은 98조6784억원, 계약잔액은 29조4978억원이며, 이 가운데 주택사업 도급액은 10조9601억원이다. 래미안을 자산으로 관리하면서도 브랜드별 실적을 따로 떼어내기보다는 사업 단위로 관리하는 구조다.
◆현대건설 '디에이치·힐스테이트', 상품형 브랜드로 역할 분담
반면 현대건설은 브랜드를 자산으로 편입해 축적하기보다, 사업 수행 과정에서 활용하는 '상품형 브랜드'로 운용하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디에이치와 힐스테이트는 각각 역할이 분리된 브랜드로, 시장 상황과 사업 성격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된다. 브랜드 자체의 장부 가치보다는 실제 수주 경쟁력과 시장 대응력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디에이치는 현대건설의 최상위 프리미엄 상품형 브랜드다. 대형 정비사업과 핵심 입지에 집중 적용되며 고급 주거 이미지를 통해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는다. '디에이치 클래스트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정비사업'은 기본도급액 3조9319억원, '디에이치 방배'는 1조1507억원, '디에이치 아델스타'는 4466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브랜드를 자산으로 쌓기보다 프로젝트별 경쟁력을 강화하는 상품처럼 사용하는 구조다.
힐스테이트는 물량 확대를 담당하는 기본 상품형 브랜드다. '힐스테이트 메디알레'8528억원, '힐스테이트 더웨이브시티'6099억원, '힐스테이트 평택역 센트럴시티'5839억원,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5차'4009억원 등 다양한 사업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디에이치가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다면, 힐스테이트는 공급 기반을 넓히는 역할을 맡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현대건설은 디에이치와 힐스테이트라는 두 개의 상품형 브랜드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과 일반 시장을 나눠 공략하고 있다. 하나의 브랜드에 모든 기능을 집중시키기보다, 브랜드를 사업 전략에 맞춰 나눠 쓰는 구조다. 이는 브랜드를 장기적으로 축적하는 삼성물산의 단일 자산형 전략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삼성물산은 래미안을 자산으로 편입해 브랜드 가치를 축적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고, 현대건설은 디에이치와 힐스테이트를 상품형 브랜드로 운용해 시장 대응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같은 주택 브랜드라도 하나는 관리되는 자산으로, 다른 하나는 현장에서 활용되는 상품으로 기능하면서 서로 다른 전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래미안을 장기적으로 축적해 가는 자산형 브랜드로 관리하고 있고, 현대건설은 디에이치와 힐스테이트를 시장과 사업 성격에 맞춰 활용하는 상품형 브랜드로 운용하고 있다"며 "같은 주택 브랜드라도 어디에 두고 어떤 방식으로 쓰느냐에 따라 전략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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