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사공격 12시간전 대화로 선회 … 이란 "시간벌기일뿐"
2026.03.23 22:59
최후통첩 시한 직전 충돌 피해
시장 안도…유가 10% 떨어져
이란 "트럼프가 후퇴한 것
美와 협상 없었다" 강력 반발
미국인 60% "전쟁 지지 안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 '최후통첩' 시한을 약 12시간 앞두고 대이란 공습 유예를 선언하면서 협상 기대감이 급부상했다. 다만 이란이 즉각 협상설을 전면 부인하면서 중동 정세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발전소 등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이 3주 넘게 군사충돌을 이어온 가운데 협상 진행 사실이 공식적으로 언급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이번 협상이 외교적 해결의 계기가 될지 혹은 전면전으로 이어질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발언은 불과 이틀 전인 21일과 정반대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으면 에너지 시설을 대규모로 타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맞서 이란 역시 역내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겠다고 밝히며 긴장이 급격히 고조됐지만, 협상 국면이 열리면서 군사충돌은 일단 '일시정지'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스라엘 역시 미국의 기조 변화에 맞춰 군사행동을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협상 상황을 이스라엘과 공유해 왔다며, 이스라엘도 에너지 인프라 공격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총리실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아 실제 정책 변화 여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이란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란 국영 신문은 외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군사계획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 벌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란은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으며 모든 긴장 완화 요청은 미국에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가까운 파르스·타스님통신도 "미국과의 직간접 협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타스님통신은 "중재자를 통한 메시지 전달은 있었지만 협상은 진행된 바 없다"며 "이란은 충분한 억지력이 확보될 때까지 방어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같은 심리전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강경 대응에 밀려 후퇴했다고 주장하며 "또다시 물러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시장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가 반영되며 국제유가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13달러대에서 97달러 수준까지 급락한 뒤 10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가 약화되며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고, 유로화는 달러 대비 1% 이상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일단 안도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신중론이 우세하다. 엘리아스 하닷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 글로벌 시장전략 책임자는 "긍정적 뉴스에 따른 단기 반응"이라며 "실제 긴장 완화로 이어질지에 따라 추가 상승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도 "이번 조치는 완전한 휴전이 아닌 일시적 유예에 불과하다"며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이란 간 대화 진행 사실이 공개된 것은 양측 관계가 협상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협상이 성과를 거두면 중동 지역 긴장이 완화될 수 있지만, 협상 결렬 시 군사충돌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종전 조건으로 대이란 공격 재발 방지 약속, 전쟁 배상금 등을 요구해온 이란의 반응과 후속 대응이 당면 관심사로 부상했다.
이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에 대한 미국인의 부정적 인식이 확대됐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미국 CBS뉴스와 유고브가 지난 17~20일 미국 성인 남녀 33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1%포인트)에 따르면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을 지지한다는 응답 비율은 40%, 지지하지 않는다는 대답은 60%였다. 이 기관의 지난 3월 3일 조사 때에 비해 지지율은 4%포인트 하락했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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